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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 the silver screen

[족구왕] 청춘, 그냥 족구 하게 해주세요! 족구왕 청춘, 그냥 족구 하게 해주세요! 청춘은 무엇인가? 매스미디어가 팔기 위해 만드는 콘텐츠는 청춘의 일면을 잡아내 과장하고 몰아가며 청춘이 어떠하다는 정의를 내린다. 그 콘텐츠를 접하는 청춘들은 저들이 말하는 청춘이 청춘인가 보다 하면서 그 이미지로 조합된 옷을 입는다. 만들어진 이미지로 서로 영향을 미치며 청춘이라는 허상을 만든다. 연애나 섹스를 고민하는 '마녀사냥'의 그림자와 취업준비에 치이는 '취업 뽀개기'의 그림자만 청춘의 모습이라며 둥둥 떠다니는데 나는 그것이 실체와 본질이 실종된 껍데기라고 종종 느낀다. 지나왔던 나의 20대에도 그러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음에 더욱 그러하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청춘을 정의하는 말들이 난무한다. 그러나 그 말들은 정작 청춘들 앞에서 실소가 터지게 만.. 더보기
[매직 인 더 문라이트] 믿어도 괜찮아, 사랑이야 매직 인 더 문라이트 믿어도 괜찮아, 사랑이야 여기 마술사와 심령술사가 있다. 마술사는 오감으로 느껴지는데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을 선보이며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눈속임의 기술이 좋을수록 명성을 얻는다. 알고 보면 마술은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계산을 기반으로 한 설계와 훈련을 통해서 완성할 수 있는 작업이자 능력이다. 심령술사 역시 오감으로 느껴지는데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을 선보이며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마술이 설계를 통한 눈속임의 기술이라면 심령술은 (최소한)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겐 의심의 여지없이 믿게 되는 신앙과 같은 것이다. 둘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육감(식스 센스)의 개입이 아닐까. 마술은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만 심령술은 논리가 미치지 못하는, 오감을 넘어 육감이 개입해야 이해할 수 있는 영역.. 더보기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 기억이라는 약국에서 받아온 처방전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Attila Marcel 기억이라는 약국에서 받아온 처방전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억이 짓누르는 악몽에 시달리는 33살의 폴(귀욤 고익스). 그 꿈이 여는 아침은 늘 정해진 듯 똑같다. 나의 나는 없고 타인의 나만 있는 삶처럼 보인다. 기억이 만든 생채기에 말문은 닫은 지 오래다. 이런 친구 옆에서 함께 하는 듯한 체험, 은 그런 체험의 기분을 느끼게 한다. 폴과 함께 다니면서 그가 겪는 모든 것을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한 번의 만남으로 폴의 상처를 짐작하는 마담 프루스트(앤 르니)를 통해 단번에 나의 전부를 꿰뚫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기분 또한 느끼게 된다. 3D도, 4D도 아니지만 심정적으로 인물에 밀착하게 되는 완전 입체 체험 영화라고나 할까. 그런 .. 더보기
[해무] 그 배에 올라탄 것들 해무 그 배에 올라탄 것들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음. 무언가로 가려진 곳에서 인간의 욕망과 본능은 거침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늘 아래 가려질 수 있는 것이 없음에도 인간의 시야가 판단할 때 가려진 조건이라면 인간은 목적을 향한 욕망과 본능을 앞세운다. 어둠 속에서, 안개 속에서 인간은 마치 아무도 자신을 알아채지 못하리라 안도하며 그렇게 빛 아래에선 드러내지 못했을 짐승을 끄집어내는지도 모르겠다. 는 각자 목적과 명분을 갖고 '전진호'에 승선한 사람들의 욕망과 본능이 검푸른 바다의 어둠과 희미한 안개에 둘러싸였을 때 폭발하면서 살육의 난장이 펼쳐지는 현장을 묘사한다. 어둠과 안개 속에서 더욱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그것, 그 배에 올라탄 것들을 어둠 속 관객들의 살에 짓이겨 바르듯 들이민다. 명확한.. 더보기
[비긴 어게인] 음악이 우리를 다시 시작하게 만들리라 비긴 어게인 Begin Again 음악이 우리를 다시 시작하게 만들리라 은 음악을 만들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삶이란 게 음악만으로 이뤄진 건 아니므로 그들 각자의 삶엔 위기가 찾아온다. 그러나 그들 삶에 가장 중요한 것 역시 음악이므로 그 음악을 중심으로 그들 각자의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맞는다. 다시 시작하게 되는 사람들, 그들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것은 음악에 대한 진정성이다.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는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고 고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실력을 지닌 싱어송라이터다. 아직 대중적인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대신 함께 작업한 남자친구 데이브(애덤 르바인)는 대중적인 지지를 얻으며 미국의 메이저 레이블과의 계약을 하게 된다. .. 더보기
[안녕,헤이즐] 너흰 정말 빛나는 별이야 안녕, 헤이즐 너흰 정말 빛나는 무결점의 별이야 전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던 영어덜트 소설 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개봉했다. 지난 6월 미국 개봉 당시 톰 크루즈의 와 같은 주에 개봉하며 경쟁했지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불러모았다. 영어덜트 소설이 원작인 만큼 10대와 20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소설과 영화 모두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이야기 속 인물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긍정의 에너지인 것 같다. 갑상선 암으로 병원 신세를 지고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를 수 차례 겪어야만 했던 주인공 헤이즐 그레이스, 암으로 다리를 잘라내고 의족을 한 어거스터스, 눈에 종양이 생겨 제거하고 말았음에도 그것에 굴하지 않고 살아가는 아이삭 등 주요 인물들을 보자면 '안.. 더보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다시 소년을 깨워내는 묘약을 넣은 듯한 매력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 다시 소년을 깨워내는 묘약을 넣은 듯한 매력 방학을 앞둔 시점이면 언제나 신문을 펼쳐 들고 이번 방학엔 무슨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할까 궁리했었다. 를 보고 싶은데 를 보자 하여 우기며 다퉜던 때도 있었고, 도 보고 싶고 도 보고 싶을 땐 점심 안 먹어도 좋으니 두 편을 모두 보여달라고 조른 적도 있었다. 나 처럼 이견이 있을 수 없었던 만장일치의 작품도 있었다. 헐리웃의 모험 액션 영화는 선택지에서 항상 우선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한 두 편만을 골라서 봐야 했던 그 때, '연소자 관람가' 영화가 드물었던 그 때, 영화를 고르고 조조 선착순 선물을 받으려고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었던 그 때가 영화 관람이 주는 설렘이 가장 컸던 때가 아니었을까.. 더보기
[명량] 그래도 한 방은 있다만... 명량 그래도 한 방은 있다만... 아쉬움이 많았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한국 팀의 경기를 떠올려본다. 밤 잠 아껴가며 승률을 계산하고 분석을 하며 고함치고 흥분하고 마음 졸이며 지켜봤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비단 2014년 월드컵 뿐이랴. 그 전 월드컵 때도 그렇고, 월드컵이 아닌 여러 스포츠 국가 대항전에서 우리는 가슴을 졸이며 응원을 한다. 벅찬 승리에 감동하기도 하고 석패에 눈물 짓기도 한다. 그게 뭐 별거냐 싶으면서도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응원하며 지켜보는 마음을 거두기 힘들다. 왜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전투를 이런 스포츠 국가 대항전과 비교할 수는 없겠다. 그런데 왜의 침략에 맞서 승률이 없다고 '국가'에서 판단한 전투에 죽을 각오를 하고,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가는 순간을 만들어가며 이긴.. 더보기
[군도:민란의 시대] 그렇게 민란의 불이 지펴진 걸로 군도 : 민란의 시대 그렇게 민란의 불이 지펴진 걸로 의적단의 활약, 민중의 자화상 는 서자라는 자신의 출신성분이 만든 여러 제약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 그 모든 것을 장악하려는 남자와 그런 악의에 의해 희생된 민중 사이에 나타난 저항세력의 대립을 다루는 영화다. 타고난 운명을 바꾸려고 살생도 거리낌 없이 행하는 사이코패스 같은 인물과 그런 인물의 설계에 놀아나는 시대에 맞서 싸우는 의적의 대립이다. 영화의 서두에 나오는 내레이션은 1860년대 철종의 조선을 곳곳에서 부패한 정치인들을 견뎌내지 못하고 민란이 일어났던 시대로 설명하긴 하나 영화에서 다뤄지는 나주 지역의 민란은 민중의 봉기라기 보다는 앞서 나간 의적단의 활약으로 비춰진다. 갖가지 불공정한 처사와 폭력에 피해자이기만 했던 민중이 결국 꿈틀하며 .. 더보기
[프란시스 하] 접혀서 끼워 맞춰졌지만 당당하게 홀로 서는 이름 프란시스 하 접혀서 끼워 맞춰졌지만 당당하게 홀로 서는 이름 어린 시절 단짝 친구가 있었던 사람,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직장생활 결혼생활 등으로 이어지는 단계로 접어들면서 그 친구들과 의도치 않게 소원해지는 경험을 한 사람, 근사한 롤 모델을 바라보며 원대한 꿈을 품었으나 현실이라는 벽에 한계를 느끼고 타협하며 꿈을 접거나 노선을 달리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 이런 모습들이 보편적이라며 일반화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닐까 싶다. 영화 속 프란시스 역시 이런 보편적인 삶의 과정을 이제 막 통과하려고 한다. 는 '쌍둥이나 마찬가지'라고 소개하는 단짝 친구 소피의 예상치 못한 독립 선언 이후 홀로 서게 되기까지의 이야기이자, 27살의 나이에 여전히 무용단의 견습생이고 그마저도 위태로운 상태임에도 댄서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