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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 the silver screen

2014 상반기에 참 좋았어요 10편 순식간에 지나갔다. 별의별 일이 다 있었던, 상대적으로 웃을 일 별로 없었던 2014 상반기. 올해는 영화를 줄이고 다른 걸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영화를 보지는 못하고 지나간 상반기인 듯. 그래도 이렇게 좋았던 10편을 추려보는 게 정리하고 보내는 작업의 하나인 듯 하다. 올해 극장 개봉을 통해서 관람했던 작품 중에서 선정했고 올해 극장 개봉한 작품이긴 하나 작년에 열렸던 여러 영화제를 통해 이미 관람한 작품들은 무척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등이 그런 작품이다. 2014 상반기 참 좋았어요 10편 1. 현실이라는 트랙, 한 번 달려볼만한 매력 2. 이야기를 타고 흐르는 위대한 유산 3. 내가 캡틴 아메리카다!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다 4. 돌고 돌아 흥겨운 게 아닌 .. 더보기
[탐엣더팜]상실의 쓸쓸함에 가리워진 탐의 길 탐 엣 더 팜 상실의 쓸쓸함에 가리워진 탐의 길 너를 대신할 사람이 필요할거야 탐(자비에 돌란)은 연인 기욤의 장례식을 위해 그의 고향인 퀘백의 농장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차 안에서 냅킨에 추도사를 적어보기도 한다. '오늘 나의 일부 같은 그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눈물을 흘릴 수도 없습니다. 슬픔이라는 단어의 동의어가 무엇이었는지 조차도 잊어버렸습니다. 이제 우리가 너 없이 살려면 너를 대신할 사람이 필요할거야.' 드넓은 농장이 펼쳐져 있고 인적이 드문 마을. 기욤의 엄마 아가테(리즈 로이)와 형 프랑시스(피에르-이브 카디날)를 만난 탐은 그들과 그 집으로부터 기욤을 느낀다. 감정의 기폭이 큰 아가테와 거친 폭력으로 위협하는 프랑시스와 함께 하는 시간이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은 마치 기욤의 .. 더보기
[고질라]고질라의 긴 꼬리 앞에 절로 꼬리 내릴 수 밖에 없는 미미한 존재, 인간 고질라 GODZILLA 고질라의 긴 꼬리 앞에 절로 꼬리 내릴 수 밖에 없는 미미한 존재, 인간 'Size does matter'라는 카피를 내세우며 1998년 개봉했던 롤랜드 에머리히의 이후 16년 만에 라는 타이틀의 헐리웃 영화가 개봉했다. 이번 작품은 느닷없이 등장해 파괴력을 과시하는 괴수로서의 고질라가 아니라 생태계 최상위 존재로서 오히려 인류에 도움을 주는 존재로 그려졌다. 2010년 작 (국내 5월 29일 개봉 예정)로 주목 받았던 가렛 에드워즈는 철저하게 고질라의 원형을 되살리는 데 집중하고 말 그대로 고질라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한 작품으로 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야말로 '고질라의, 고질라에 의한, 고질라를 위한' 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고질라를 중심에 위치시킨 작품이다. 그만큼 인간의 존.. 더보기
[필로미나의 기적] 필로미나의 아픈 삶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격자무늬의 주름살 필로미나의 기적 필로미나의 아픈 삶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격자무늬의 주름살 기도하는 필로미나 리(주디 덴치)는 출산했던 아이의 기억을 떠올린다. 어린 시절 임신을 이유로 강제로 수녀원에 보내진 필로미나는 미혼모로서 핍박의 세월을 보냈다. 출산한 아이를 볼 수 있는 건 하루에 1시간 뿐, 나머지 시간은 세탁 등의 노동으로 수녀원에서 지내기 위한 생활비를 대신해야 했다. 미혼모가 된 것은 신에게 죄를 지은 것이라는 수녀원의 꾸짖음과 엄격한 통제 속에서 아이를 마음껏 돌보지도 못하는 답답한 시간이 흐르지만 가진 것 없는 그녀로선 딱히 선택의 길도 없었다. 그러던 중,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대로 작별인사도 하지 못한 채 아이가 입양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어찌 하지도 못한 채 아들 안소니와 생이별해야 했던.. 더보기
[런치박스] 잘못 배달된 도시락이 데려다 준 삶의 어디쯤 런치박스 잘못 배달된 도시락이 데려다 준 삶의 어디쯤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를 학교에 보낸 후 일라(님랏 카우르)는 정성스레 남편의 점심 도시락을 준비한다. 윗집 아주머니에게 특급 레시피를 받아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시락을 만드는 것 같다. '이 도시락을 먹고 남편이 좀 달라지게 해주세요.' 점심마다 가정에서 직장으로 도시락을 운반해주는 대형 인력 시스템을 갖춘 인도의 뭄바이. 그 인력을 통해 도시락은 각자의 자리로 전달된다. 아내와 사별했고 이젠 정년퇴직을 앞둔 사잔(이르판 칸). 도시락을 챙겨 줄 사람이 없어서 동네 레스토랑에 도시락 배달 서비스를 신청해서 먹고 있다.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의 책상 앞에 도착한 도시락. 그런데 맛은 그 날 따라 특별하다. 잃어버렸던 에너지를 일깨우는 듯한 맛.. 더보기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가화만사성은 만고의 진리, 그러나 답은 정말 모르겠다는, 아! 가족 어거스트 : 가족의 초상 August : Osage County 가화만사성은 만고의 진리, 그러나 답은 정말 모르겠다는, 아! 가족 베벌리(샘 쉐퍼드)는 알코올 중독에 빠진 시인이다. 구강암에 걸린데다 약물 중독에 빠진 아내 바이올렛(메릴 스트립)과 함께 오세이지 카운티에 살고 있다. 바이올렛을 돌보고 집안일을 담당할 조나(미스티 업햄)에게 '인생은 너무 길다'는 T.S.엘리엇의 말을 인용하며 삶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베벌리, 그러나 며칠 뒤 쪽지를 남기고 사라지고 자살로 추정되는 익사체로 발견된다. 이에 오세이지 카운티로 딸들과 가족들이 모여든다. 바이올렛의 동생인 메티 페(마고 마틴데일)와 그의 남편 찰스(크리스 쿠퍼)가 찾아오고,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큰 기대를 품게 했던 첫째 딸 바바.. 더보기
[노아]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취향과 해석 노아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취향과 해석 성경 창세기에 기록된 '노아의 방주'가 대런 아로노프스키에 의해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에덴 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뜻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 먹은 이후, 악도 알게 되고 원죄를 끌어안고 그 대가를 치르며 살게 된 인간. 그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하와, 그들의 자손인 카인, 아벨, 셋으로부터 내려온 자손인 노아.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고, 카인이 아벨을 죽인 이후 인간은 허물을 벗고 나온 뱀의 유혹처럼 언제나 도사리는 악의 유혹과 욕심을 이겨내지 못한 채 스스로 땅을 추잡하게 피로 물들이고 있었다. 때문에 창조주는 40일 주야로 비를 내려 대홍수를 일으키고, 이에 모든 인류를 멸하고 동물 각 몇 쌍과 선택 받은 인간인 노아의 가족만을 남겨두기 위해 홍수를.. 더보기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내가 캡틴 아메리카다!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 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 내가 캡틴 아메리카다! 는 '어벤져스'의 일원으로서 '캡틴 아메리카-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를 확실히 인지시키는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과 시련을 다뤘던 (2011) 이후 70년 만에 깨어나 (2012)에 합류했던 캡틴 아메리카. 이번 작품에서 그는 몸은 현재에 있지만 정신은 70년 전의 사람임을 도드라지게 묘사하며 캐릭터를 살려낸다. 70년 동안 누리지 못했던 영화와 음식, 음악 등의 정보를 차곡차곡 수첩에 기록해 나가는 모습, 연인이었지만 이제는 죽음을 목전에 둔 할머니인 페기(헤일리 애트웰)를 찾아가는 모습, 적을 소탕하는 전투에 있어 애국심과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패기 등.. 더보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야기를 타고 흐르는 위대한 유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야기를 타고 흐르는 위대한 유산 앞뒤로 전쟁을 겪어야 했던 시대. 평화와 예술이 숨쉬던 공간은 전쟁을 겪으며 낙후되고 외면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럼에도 문을 닫지 않고 옛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며 운영되는 호텔이 있었으니 바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다. 이 호텔은 누구의 소유이고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불분명한 정체는 작가(주드 로)와 현재의 운영자 제로(F.머레이 아브라함)의 대화를 통해 관객의 눈 앞에 펼쳐진다. 가상의 도시인 주브로브카 공화국 산자락에 위치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호텔의 손님이었던 거부 마담 D.(틸다 스윈튼)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그녀가 남긴 유산 중 모두가 탐냈던 그림인 '사과를 든 소년'이 호텔의 안내인인 구스타브(레이프 파인즈)에게 주어.. 더보기
[행복한 사전] 살아있는 언어를 채집해 소통의 배를 엮다 행복한 사전 살아있는 언어를 채집해 소통의 배를 엮다 1995년, 겐부 출판사의 사전편집부. 편집자 아라키(코바야시 카오루)가 병든 아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퇴직하기로 하면서 그의 빈자리를 채울 직원을 찾아 나선다. 사전 한 권 만들어 내기란 적어도 몇 년을 투자해야 하는 작업이고 잘 팔리지도 않기에 출판사 내에서도 찬밥 신세인 사전편집부. 그러다 보니 딱히 그 곳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도, 적합한 사람도 찾아내기 어렵다. 그러던 차, 영업부에서는 영 적응하지 못하는 언어학 전공의 마지메(마츠다 류헤이)를 발견한다. 소극적이고 자기만의 세계에 파고드는 것처럼 보이는 마지메. 하지만 그는 언어적 감각과 차분하고 집요한 성격, 문자와 책에 대한 애착으로 사전편집부의 적임자로 보인다. 평생 사전 편찬에 몰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