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ver the silver screen

[머드] 사랑 앞에 대동단결한 남자들의 이야기 머드 Mud 연령을 초월하여 사랑 앞에 대동단결한 남자들의 이야기 소년 엘리스(타이 쉐리던)와 넥본(제이콥 로플란드)은 나무 위에 있는 보트가 있다는 섬으로 어른들 몰래 향한다. 이 희한한 공간을 자신들의 아지트로 만들고 싶어 마음이 급하다. 그런데 보트에는 이미 누군가 머물고 있는 흔적이 보인다. 다름아닌 남자 머드(매튜 맥커너히). 그는 사랑하는 여인 주니퍼(리즈 위더스푼)를 보호하려다 살인을 저질렀다. 이에 복수를 하려는 무리를 피해 이 섬에 숨어 지내며 보트를 수리해 주니퍼를 데리고 탈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계획은 있으나 딱히 뭔가를 하지 못하던 머드에게 소년 엘리스와 넥본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된다. 소년들은 머드를 돕기 위해 식량과 각종 고철덩어리와 부품들을 실어 나르고 위험을 무.. 더보기
2013년 10월 부산의 기록 부산에 다녀왔다. 이미 한 달이나 지난 일. 이것은 뒤늦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기록이다. 2013년 10월 4일 이른 아침 동서울터미널 발, 해운대 착 버스로 이동했다. 버스로 부산 내려가는 것은 처음. 맹승지가 활약했던 동서울 터미널 건널목을 건너 버스 탑승, 그로부터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잠들어버렸다. 첫 영화가 센텀시티에서 1시 시작인데 버스가 12시 30분 경 도착했다. 부랴부랴 지하철로 환승하고 극장으로 향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적게는 하루 두 편, 많게는 하루 네 편씩 보면서 영화제를 즐겼다. 올해는 영화가 아닌 선택, 가령, 자갈치 시장에서 먹고 놀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모터보트 타고 놀기, 부산시립미술관에서 보고 놀기 등을 하느라고 영화를 줄인다고 줄였는데도 영화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데.. 더보기
[공범]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라는 선포가 공갈빵처럼 터진다 공범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라는 선포가 공갈빵처럼 터진다 15년 전 벌어진 어린이 유괴 살해사건의 공소시효 마감을 앞두고 다시 관심이 모아진다. 어떻게 해서라도 범인을 잡아내겠다는 열의가 넘치고 관련 영화도 만들어져 민심도 들끓는다. 기자 지망생인 다은(손예진)은 언론사 면접을 준비하면서 공소시효와 관련해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를 보러 갔다가 하얗게 질려버린다. 그 영화 속에서 들려준 실제 유괴범의 협박 전화 목소리가 익숙하다 싶더니 곧 그것이 자신의 아버지 순만(김갑수)의 음성이라는 생각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버지가 익숙하게 사용하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까지 유괴범의 음성을 통해 들려온다. 자신을 끔찍하게 아끼는 하나뿐인 아버지가 정말 끔찍하게 잔인한 유괴범이란 말.. 더보기
[쇼를 사랑한 남자] 쇼를 사랑한 남자(들)의 사랑의 추억 쇼를 사랑한 남자 Behind the Candelabra 쇼를 사랑한 남자(들)의 사랑의 추억 쇼를 사랑했고 쇼처럼 살았던 피아니스트이자 엔터테이너 리버라치(마이클 더글라스)와 그가 사랑했던 남자 스콧(맷 데이먼). 그 둘의 비밀스런 사랑의 기록이 담긴 영화 . 영화는 실존인물인 리버라치의 쇼맨십 강했던 엔터테이너로서의 삶과 그의 비밀스런 사랑, 인생을 담았다. 그의 파트너였던 스콧 도슨의 회고록 'Behind the Candelabra: My Life with Liberace' 를 원작으로 한다. 1977년을 시작으로 쇼 비즈니스계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비밀스럽고 어쩌면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든 것을 주는 것이 자신의 사랑 방식이라고 믿었던 남자 리버라치.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자신을 그.. 더보기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측벽을 허무세요, 진실한 사랑이 당신을 찾을 거예요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Medianeras, Sidewalls 측벽을 허무세요, 진실한 사랑이 당신을 찾을 거예요 마틴의 방과 마리아나의 방 마틴(하비에르 드롤라스)은 10평 남짓의 원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닥다닥 붙은 도시 주거 공간을 설계한 건축가들을 비난하면서도 그 공간에서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는 본인을 설명한다. 웹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더욱 그를 외부로부터 단절시킨다. 공황장애와 신경쇠약으로 상담을 받을 때나 강아지 산책을 시킬 때만 외출하는 정도다. 자다가도 척추 증상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깨고 마는 그. 외출 시 들고 다니는 가방에는 비상 물품들을 챙겨서 들고 다닌다. 그 안에는 선별된 수천 곡의 음악이 담긴 아이팟과 자크 타티의 영화 세 편 그리고 콘돔 세 개가 들어.. 더보기
[세상의 끝까지 21일] 아날로그 감성을 품에 안고 착한 사람들이 떠나는 마지막 여정 세상의 끝까지 21일 아날로그 감성을 품에 안고 착한 사람들이 떠나는 마지막 여정 소행성 '마틸다'가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이를 파괴하기 위해 발사한 우주선은 파괴된다. '마틸다'와 지구의 충돌은 피할 수 없게 됐고 21일 후에 세상은 끝을 맞게 된다. 시작은 마치 지구 최후의 순간을 그리는 SF 영화 같지만 이것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설정일 뿐이다. 은 세상의 끝을 목전에 두고 지나간 사랑의 자취를 찾고 가족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담긴 소위 '착한 감성'의 영화다. 그리고 그런 여정을 이끄는 방식이나 도구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뿜어낸다. 손편지나 LP, 턴 테이블, 오래된 졸업 앨범과 낡은 하모니카 그리고 클래식 음악 FM 등 아날로그적 향수를 자극하는 소재를 적절히 활용한다. 마지막 순간에 그들은 결국.. 더보기
[설국열차] 궤도를 이탈해 열어야 하는 문을 여는 게 진정한 혁명이다 설국열차 Snowpiercer 궤도를 이탈해 열어야 하는 문을 여는 게 진정한 혁명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환경은 모조리 파괴되고 인류는 멸망한다. 요새 역할을 하게 된 '설국열차'에 탑승한 사람들만이 마지막 생존자로 남은 상황. 그렇게 '설국열차'가 궤도를 달리기 시작한 지 17년이 지났다. 열차의 꼬리칸에 탑승한 사람들의 삶은 누추하다. 음식부터 환경까지 모든 것을 권력자 윌포드(에드 해리스)와 그의 수하 메이슨(틸다 스윈튼)에 의해 통제 받는다. 이에 저항하는 자는 가차없이 벌을 받는다. 열차 운행 18년째가 되는 새해를 앞두고 꼬리칸에 탑승한 사람들은 혁명을 준비한다. 감옥에 갇힌 열차의 보안 설계자 남궁민수(송강호)의 도움이라면 엔진과 윌포드가 있는 맨 앞칸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 것 같다. 꼬리.. 더보기
[마지막 4중주] 계속되는 삶이라는 악장 속에서도 반드시 찾아야 할 조화와 쉼의 의미 마지막 4중주 계속되는 삶이라는 악장 속에서도 반드시 찾아야 할 조화와 쉼의 의미 결성 25주년을 맞은 현악 4중주단 '푸가(fugue)'. 오늘도 변함없이 계속되는 연습 중에 첼리스트 피터(크리스토프 월켄)에게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 파킨슨병 초기 판정을 받게 된 피터는 '푸가'에 새로운 첼리스트를 영입하여 팀이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 팀의 스승이자 멘토인 피터가 떠나야 할 위기와 함께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 '푸가' 구성원들에게도 문제와 갈등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푸가'의 4중주는 변함없이 연주될 수 있을까. 쉬지 않고 연주해야 하는 악장처럼 쉬지 않고 흘러가는 인생 '푸가' 쿼텟은 '베토벤 현악4중주 14번'을 연습한다. 총 연주시간이 40여분에 달하는 이 작품은 각 장의 끝마다 '쉼 없이.. 더보기
[더 테러 라이브] 무엇이 테러를 저지르게 만드는가 더 테러 라이브 무엇이 테러를 저지르게 만드는가 한때 잘나가던 엥커였으나 밀려나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윤영화(하정우). 청취자로부터 세제개편에 대한 의견을 들으며 무료하게 방송을 진행하던 어느 날, 범상치 않은 남자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건성으로 그 남자의 전화를 끊은 윤영화. 그러나 전화는 끊기지 않고 남자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한강대교를 폭파할 것이란 협박을 한다. 미친놈의 헛소리쯤으로 넘겨버렸으나 잠시 뒤 굉음과 함께 마포대교의 폭발은 현실이 된다. 남자는 30년 전 시작된 억울한 일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며 그대로 하지 않을 경우 더 큰 폭파와 피해가 일어날 것이라며 위협한다. 감각적으로 이 전화가 자신의 입지를 회복시킬 기회라고 생각한 윤영화는 적극적으로 테러범.. 더보기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아버지와 아들, 숙명과도 같은 대물림의 비극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아버지와 아들, 숙명과도 같은 대물림의 비극 의 데릭 시엔프랜스 감독의 최신작 는 뉴욕의 스커넥터디라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2대에 걸친 (그러나 그것이 시작도 아니었고 역시나 끝도 아닐) 비극을 담아낸다. 동시에 자본과 권력이 그 비극의 대물림을 부추기는 현실을 담아낸다. 감독은 자신의 삶에 둘째 아이가 생겼다는 사실을 안 후, 게으르면서도 완벽함을 추구하는 그저 그런 자신의 삶이나 성향이 고스란히 자식들에게 대물림 되는 건 아닐지 불안한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 끝에 이 영화를 착안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버지로서 갖게 되는 막중한 책임감의 무게와 대물림에 대한 불안한 심상이 영화에 꼼꼼하게 담겨있다. 오프닝 크레딧에 사람들의 성(姓)을 이름과 구별하여 볼드체로 표기한 것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