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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 the silver screen

[이미테이션 게임]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압도적인 연기 이미테이션 게임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압도적인 연기 ​​​은 예상 외로 진중한 영국산 드라마였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지만 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인 듯 하다. 물론 두 영화의 공통분모인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음악이 두 영화의 분위기를 닮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이 작품의 자막은 다른 영화와 달리 음영을 주고 익숙하지 않은 폰트를 쓴 듯한데 이렇게 공들인 폰트가 제목 폰트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 영화는 나찌의 비밀 암호 해독기(훗날 컴퓨터라 불리는 것의 시초가 된)를 만든 수학자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3개의 시점을 교차해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원작도서의 제목인 '앨런 튜링'이 더 적절한 제목이었을까 싶지만 영화의 제목으로는 '이미테이션 게임'이.. 더보기
[빅 아이즈] 팀 버튼이 하고 싶었을 말 ​​ ​ ​​​​​​빅 아이즈 ​팀 버튼이 하고싶었을 말 마가렛(에이미 아담스)은 딸을 데리고 도망치다시피 남편을 떠난다. 이혼. 1950년대, 남성을 위한 시대에 이혼하고 혼자 딸을 키우며 생계를 도모해야 하는 여성의 삶은 녹록치 못하다. 잘하는 것은 오직 그림 그리는 것 하나라며 자신의 영혼에서 탄생한 큰 눈을 가진 소녀를 그리며 살아가는 마가렛. 자신이 처한 환경에 길들여진 듯 약하고 순진한 그녀 앞에 나타난 남자 월터(크리스토프 발츠)는 이내 기댈 안식처가 되어준다. 유쾌하고 신사적이며 부유해보이고 취향까지 닮은 월터는 마가렛이 영혼까지 쏟아바치고픈 '큰 눈'이 될것만 같다. 그렇게 마가렛은 월터의 성, 킨(Keane)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마가렛의 큰 눈의 소녀 그림이 세상에 빛을 발하기 시작하.. 더보기
[2014 결산] 올해의 외국영화 & 배우 2014년, 나에게 별이 되어준 외국영화 그리고 배우 2014, 이 작품이 있었기에 행복했습니다. 1.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도킹할 수 있는 감동 2. 마음에 훈훈한 보일러 놓아준 듯한 감동 3. 현실이라는 트랙, 한 번 달려볼만한 매력 4. 애증의 모자지간에 대한 자비에 돌란의 깊은 탐구의 연장선. 화면비의 마술과 음악의 절묘함은 영화가 꿈의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작품임을 상기시킨다! 5. 다시 소년을 깨워내는 묘약을 넣은 듯한 매력 6. 이야기를 타고 흐르는 위대한 유산 7. 돌고 돌아 흥겨운 게 아닌 쓸쓸한 도돌이표 8. 전쟁, 군대, 죽음의 반복이라면 상상도 해도 끔찍할텐데 이렇게 흥미진진한 영화로 탄생하다니! 9. '죽도록 사랑해'가 과한 애증으로 번진 부부의 하드고어 막장 스릴러. 10. 내가 캡.. 더보기
[2014 결산] 올해의 한국영화 & 배우 2014년, 나에게 별이 되어준 한국영화 그리고 배우 2014, 이 작품이 있었기에 행복했습니다. 1. 일단 극장에 들어가면 끝까지 닥치고 보게 된다. 올해 최고의 완성도를 지닌 대중영화. 2. 날아가야 하는데 밖은 캄캄한 밤인 현실 3. 청춘, 그냥 족구하게 해주세요! 4. 그렇게 민란의 불이 지펴진 걸로 5. 이 시대가 당신에게 부여한 배역은 무엇입니까? 6. 극적으로 타오르는 기교는 부리지 않으면서 '진실과 국익'이란 선택지 하에 용기 냈던 제보자와 언론인을 비추고 꼭두각시 언론을 고발한다. 7. 그 배에 올라탄 것들 8. 영화를 보러 갔더니 한판 굿을 보여주더라 9. 꿈꾼 듯, 홀린 듯 경주를 걷고 또 걷고 10. 생필품을 담은 카트를 밀며 저항하는 동력, '여성' 2014, 눈을 뗄 수 없었던 .. 더보기
[엑소더스:신들과 왕들] 숭배와 통치가 여전한 현재에 전하는 메시지 엑소더스 : 신들과 왕들 숭배와 통치가 여전한 현재에 전하는 리들리 스콧의 메시지 구약성서의 출애굽기는 구원에 대한 이야기이자 십계명이 탄생하는 지점이다. 이집트에서 핍박받으며 살아온 이스라엘인(히브리인)들에게 모세를 통해 구원의 길을 제시하는 하나님의 은총이 담긴 기록이다. 또한 십계명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지키며 인간답게 살아가는 룰을 선포하는 장이기도 하다. 성서적으로 그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출애굽기를 바탕으로 리들리 스콧의 이 만들어졌다. 신들을 숭배하고 왕들이 통치하던 시대의 사람들을 묘사하며 여전히 숭배와 통치가 존재하는 지금을 돌아보게 한다. 종교영화? 아니 인간사에 대한 영화! 영화는 성경을 영화로 옮긴 종교영화나 성화가 아닌 리들리 스콧에 의해 만들어진 웅장한 스케일의 역사극이라고 .. 더보기
[왓 이프] 진중한 망설임을 담은 로맨틱코미디 왓 이프 진중한 망설임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뉴욕을 밤낮 대화로 물들였던 해리와 샐리, 라디오 사연을 인연으로 결국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만나는 시애틀의 샘과 뉴욕의 애니, 500일 동안 밀당의 끝을 보여준 탐과 썸머. 세상에 많고 많은 것이 연인들이고 밀당에 썸을 타는 사람들인 것처럼 끊임없이 변주되고 되풀이되어도 끌리는 것이 로맨틱 코미디가 아닐까. 그들은 '우리도 사랑일까' '이렇게 시작해도 되나' '그나 그녀도 나처럼 생각할까'를 두고 밤을 지새워 설레고 격론을 펼치고 울고 웃는다. 의 월레스(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샨트리(조 카잔) 역시 서로 끌리는 감정이 있지만 이게 정말 사랑일지 확신하지 못한 채 만약 이렇다면, 만약 저렇다면 어쩌나 싶은 망설임을 안은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주인공이다... 더보기
[거인] 성장판에 상처를 내며 거인이 되라 말하는 세상 거인 성장판에 상처를 내며 거인이 되라 말하는 세상 삶의 무거운 시련이란 나이를 따져가며 오지는 않는다. 삶의 무거운 책임도 때를 가려 부여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때로 우린 그것을 간과한다. 이유를 갖다 대며 그 때를 외면하려 한다. 더욱이 그것이 남에게 닥쳤을 때는 최소한의 관심도 기울이려 들지 않는다. 어둠이 어두운 것은 어둠 안에 있는 사람이 제일 잘 알고 그 어둠을 뚫고 빛을 향해 나아가야 할 책임도 결국 그 어둠 안에 있는 사람이 스스로 찾아내야만 하는 동정도 없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의 주인공 영재(최우식)는 가톨릭 재단의 원조를 얻어 운영되는 그룹홈에서 지낸다. 17살 고등학생인 영재는 무능하고 술에 절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창원(김수현)과 그런 집안에서 별다른 방법도 찾지 못하는.. 더보기
[인터스텔라]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도킹할 수 있는 감동 인터스텔라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도킹할 수 있는 감동 판이 완전히 바뀐 가까운 미래가 펼쳐진다. 엔지니어 따윈 이제 필요 없고 환경오염과 식량난에 허덕이며 땅을 일궈 농사짓는 게 가장 생산적인 일처럼 보이는 미래의 세상이 보인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사기극이었다는 결론이 내려져 교과서 내용까지 이미 바뀌었고 미국항공우주국 NASA도 해체되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는 가까운 미래이지만 지금과는 판이 완전히 바뀐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그 안에서도 인류는 생존을 제1과제로 두고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고 위기를 극복해 인류에 더 나은 미래를 발견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 그것은 나의 가족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전 인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나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희.. 더보기
[현기증] 균열에 무참히 무너져 내린 내성적 가족의 참극 현기증 균열에 무참히 무너져 내린 내성적 가족의 참극 어릴 적 성냥갑을 통째로 쏟아놓고 성냥을 사방으로 하나씩 쌓아 올리면서 탑을 쌓는 것으로 심심함을 달랬던 경험이 있다. 무너질까 쏟아질까 조심조심하며 쌓아 올려가지만 그 성냥탑은 구조 자체가 약하디 약해서 그다지 높게 올라가지도 못한 채 무너지고 말았다. 무너지는 순간 안타까운 탄성과 함께 마지막까지 조심하지 못했던 그 순간에 대한 후회가 생긴다. 그러나 그 후회가 오래 갈 성격의 것은 아니다. 어차피 심각한 일의 시작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문제는 그 무너졌던 성냥탑 쌓기의 기억이 간혹 악몽으로 나타날 때가 있다는 것이다. 뭔가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긴장을 하거나 예민해져 있을 때 성냥탑 쌓기처럼 한 순간의 실수로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망상이 불안하게.. 더보기
[나의 독재자] 이 시대가 당신에게 부여한 배역은 무엇입니까? 나의 독재자 이 시대가 당신에게 부여한 배역은 무엇입니까? 흔히들 세상은 거대한 무대이고 삶은 연극이라는 비유를 한다.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연기를 하는 배우와 같다는 비유도 뒤따른다. 상황과 입장에 따른 역할을 수행하는 삶이 커다란 덩어리의 연극 같다고는 하지만 정해진 대본에 따라 연출되고 연기하는 연극과 삶이 꼭 일치하는 건 아니다. 극을 위해 주어진 배역을 연기한다는 것은 자신이 아닌 극 속 인물이 되어야 하는 작업이지만 삶이 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다른 인물이 될 필요는 없다. 그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지키며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기하는 직업을 가진 배우들은 어떨까. 그들은 연기해야 할 배역과 자신의 본 모습을 명확히 구분하고 그 간극을 극복하는 게 쉬울까. 배역을 연기하는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