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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BIFF 체험기! 올해 부산의 달라진 점과 최고 추천작은? 2011년 제16회 BIFF(부산국제영화제) 체험기(2011.10.08~10.10) 9월부터 그렇다. 공연히 기차 타고 남쪽으로 향하고 싶어진다. 회도 먹고 싶고, 밀면도 당긴다. 먹지도 않을 돼지국밥 논하며 괜히 콧바람 들어간다. 한 두 번 겪는 거 아니니 티켓 구할 경쟁도 코웃음 치며 넘길 여유도 생겼다. 목숨 걸고 표 구해서 ‘꼭 그거’ 봐야 한다는 강박증의 부질 없음을 깨우친 지도 오래다. 게다가 같이 영화 즐겨줄 역대 최강, 최다 ‘무리’도 생겼다. 이제 가기만 하면 됐다. 그리고 다녀왔다. 2011년 10월도 아주 따뜻했다, 부산은. 올해 부산은 몇 가지 변화가 생겼다. 우선 영문 표기 앞자리가 P에서 B로 바뀐 첫 해다. 부산의 공식 영문 표기명이 Pusan에서 Busan으로 바뀐 지는 몇 .. 더보기
[도가니]소설이 들끓으라 했다면 영화는 폭발하라 한다. 무진의 자애학원. 청각장애를 지닌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살피는 명목으로 국가의 지원을 받는 교육기관이다. 힘들게 교직 자리를 얻어 이곳으로 부임한 강인호(공유). 하지만 첫날부터 그를 반기는 것은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안개와 그로 인한 사고와 그보다 더한 학교의 썩은 내 진동하는 분위기다. 아이들은 멍들어있고 그늘져 있다. 그리고 그 그늘의 이유가 점점 드러날수록 그 엄청난 상처에 몸서리치게 된다. 인호는 무진의 인권보호단체 간사인 서유진(정유미)과 함께 아이들을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 엄청난 세력들과 싸움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 끝에 권선징악 따위는 없다. 미치광이들과 그 미치광이들을 옹호하는 미친 도가니 속에서 인호와 유진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광주의 인화학교에서 실제로 벌어진 교.. 더보기
[통증]곽경택과 강풀의 콜라보레이션, 그러나 수혜자는 권상우와 정려원처럼 보이는 영화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맞고 맞아서 돈을 번다. 자해를 하든 시위현장에서 방패 노릇을 하든 그는 맞는 것으로 밥을 먹고 산다. 맞고 맞아도 통증을 못 느끼는 남자, 그래서 그 업은 이 남자에게 천직처럼 보일 정도다. 하지만 어릴 적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은 남자는 그 때 받은 충격과 상처가 너무 커서 다른 것으로부터 오는 충격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잃은 채 살아갈 뿐이다. 아픔을 밖으로 분출시키지 않는 남자, 아픔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남자. 여자가 있다. 그 여자는 손수 만든 액세서리를 팔며 산다. 여자는 혈우병이 있다. 혈액을 조절하는 약을 매일 투여해야 하고 작은 상처도 조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온 몸의 피가 다 빠져나갈 때까지 멈추지 않고 체외로 흐를 수도 있다. 그녀는 가족이 없다. 언제.. 더보기
[북촌방향] 호러라는 장르의 홍상수식 도입 또는 표현 *스포일러가 포함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크게 영향이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 서울에 다니러 온 성준(유준상)은 북촌을 걷는다.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인 듯 한데 마치 초등학생이 일기장에 다짐하듯 읊조린다. 친한 영호형(김상중)이나 만나고 먹고 싶은 것 먹고 얌전하게 있다가 내려가자고 말이다. 오프닝에 흐르는 내레이션부터 코웃음을 치게 만드는 대목이다. 관객들은 알 것이다. 성준이 결코 얌전하게 있다가 가지는 못할 것임을. 모르면 몰라도 몇 명의 여자를 만날 테고 술을 진창 마실 테고 말도 안 되는 변명과 핑계를 늘어놓을 테고 술 넘어가듯 술술 괴변을 늘어놓을 것임을 말이다. 적어도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 성준이라면 그럴 것임을 말이다. 이제는 주욱 헤아리기도 좀 귀찮을 만큼의 작품 수에 다다른 .. 더보기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모든 사물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물물교환이 이룬 소통과 그것이 이룬 상큼한 기적! 두얼(계륜미)과 창얼(임진희)은 자매입니다. 그녀들은 카페를 엽니다. 세상에 없는 멋진 카페를 열겠다는 꿈을 가진 그녀들은 철저한 주변 조사(지인들에게 케이크를 만들어 먹이는 방법)을 통해 요일별로 케이크 메뉴도 정하고 야심 차게 카페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장사는 영 신통치 않아요. 전에 다니던 직장 사람들과 친구들을 불러 개업식을 하건만 다들 잡동사니들을 개업 선물로 가지고 옵니다. 드물고 드문 단골 손님 중 한 남자는 서른 다섯 개의 비누를 들고 와서 비누 하나씩에 담긴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하고 그 이야기가 담긴 비누로 물물교환을 하자고 제안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이 처치 곤란한 개업 선물과 미덥잖은 제안이 놀라운 일을 만들게 됩니다. 그게 바로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입니다. 영화 예고편을 보거.. 더보기
<10대를 위한 가슴이 시키는 일> 내 조카들의 여름방학 성장을 부탁해~ 10대에게 ‘너 이다음에 크면 뭐가 되고 싶니?’ 라는 질문은 30대에게 ‘너 언제 결혼할래?’ 처럼 빈번하면서도 귀찮은 질문 중에 하나일 듯 하다. 왜냐하면 ‘잘 모르겠고’ ‘아직 결정하지 못했고’ 어쩌면 ‘관심도 없기 때문’이리라. 30대에게 결혼에 대한 질문이 부담스러운 이유가 ‘관심도 없기 때문’일 수는 있다. 하지만 10대에게 그 질문이 귀찮은 이유가 ‘관심도 없기 때문’일리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10대의 꿈과 목표는 중요하다는 걸 지나고 나니 더 잘 알겠기 때문이다. 그것이 내가 이 여름 을 읽은 이유이기도 하다. 30대의 삶을 살고 있는 나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2년간 캐나다에서 생활을 했다. 20대 때부터 꿈꿔왔던 캐나다에서의 삶을 꼭 이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보기
<헤어드레서>카티를 만난 건 제겐 행운이었어요, 이제 그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에서 카티를 만난 건 행운이었어요, 이제 그 이야기를 해보죠... 영화 에서 카티(가브리엘라 마리아 슈메이데)를 만난 건 어쩌면 제겐 행운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 날은 모든 직장인들이 평생 불치병으로 안고 산다는 월요병이 온 세포를 장악한 날이었습니다. 게다가 추적추적 그치지 않고 내리는 장맛비는 몸과 마음을 끝을 알 수 없는 바닥으로 끌고 내려가는 날이었죠. 하지만 영화 보는 걸 무척 좋아하는 제게 극장에 간다는 것과 영화 상영 후 시네마톡이 기다린다는 것은 하나의 희망이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퇴근 후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극장으로 향할 수 있었던 최소한의 힘이었을 거에요. 그러나 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고 해서 그게 바로 행운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이제 제가 왜 를 본 게 제게 행운이라고 생각하는지.. 더보기
[그을린 사랑]재처럼 바스라질 듯한 고통의 삶을 관통하며 그녀가 남긴 유산 수용소처럼 보이는 공간, 한 소년이 삭발을 당하고 있다. 원치 않는 삭발을 당하는 것 같음에도 소년은 ‘꼿꼿하게’ 한 곳만을 응시한다. 카메라는 그 소년의 얼굴로 점점 다가가고 소년의 ‘꼿꼿한’ 몸에서 나오는 그 눈빛이 너무 강렬해서 스크린을 응시하기가 불편해진다. 발 뒤꿈치에 3개의 점이 오래된 문신처럼 남아있는 소년의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고 화면은 전환된다. 어머니 나왈(루브나 아자발)의 갑작스런 죽음 후, 유언장 공증인 앞에 앉은 쌍둥이 남매가 있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잔느와 시몽은 공증인으로부터 편지를 한 통씩 받는다. 어머니의 유언대로 작성된 그 편지 중 한 통은 그들의 아버지에게, 나머지 한 통은 그들의 형제에게 쓰여진 것이다. 이 편지가 쌍둥이 남매를 혼란스럽게 하.. 더보기
[인 어 베러 월드]키에르케고르의 후예들이 전하는 삶의 필연 그리고 희망 안톤(미카엘 페르스브렁)은 수단의 난민 캠프에서 의료봉사를 한다. 임산부의 배를 갈라 태아의 성별을 맞히는 비인간적인 내기를 하는 반군지도자의 만행을 보며 분노하던 그는 어느 날 부상당해 자신의 진료소를 찾은 반군지도자를 치료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도덕적인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안톤의 아들 엘리아스(마르쿠스 리가르드)는 학교 폭력에 시달린다. 폭력 앞에 저항하지도 못하고 당하기만 하던 엘리아스는 전학 온 크리스티안(윌리엄 욘크 닐슨)의 도움으로 그 폭력에 저항하고 복수하게 된다. 크리스티안은 암으로 사망한 어머니의 죽음을 탓하며 아버지와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하다. 작은 악마를 품고 있는 듯한 이 소년은 세상의 모든 가해자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복수를 계획한다. 수잔 비에르 감독.. 더보기
[놀라운 아역배우 출신들]_<슈퍼 에이트>관람 후 자료 찾다가 발견한 사실 를 보고나서 와 영화 정보를 찾아보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에서 주인공 소년인 미키를 연기한 숀 애스틴. 알고는 있었다. 숀 애스틴이 에서 프로도를 열심히 보좌했던 '샘'이었다는 사실. 그 숀 애스틴이 에 나왔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으나 막상 사진을 보니 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저 소년이 저렇게 변할 수가 있을까 싶은. 더 놀라운 건 윌 휘튼이다. 이건 내가 눈썰미가 없다는 걸 증명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윌 휘튼의 반전같은 성장을 탓할 일이다. TV 시리즈 에서 우리의 쉘든 쿠퍼의 천적으로 등장하는 '윌 휘튼'은 배우의 본명 그대로 에 출연한 것이었다. 놀라운 건 이 배우 '윌 휘튼'이 영화 의 여린 소년 '고디'를 연기한 아역 배우였다는 것이다. 이건 처음 발견한 사실인데, 사진을 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