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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큰2] 나의 9,000원은 무엇을 위한 지출이란 말입니까. 1편의 성공에 힘입어 전세계 최초 개봉이라는 의미까지 겹쳐 기대감을 갖고 봤다. 사실 1편도 굉장히 우연하게 극장에서 봤었고, 방심하고 있던 사이 '허걱'하는 놀라움을 줬던 영화였다. 1편에서 느꼈던 그 '스릴'이 있었기에 2편에 대한 큰 기대치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기대와 함께 관람한 2편은 1편에 의한 기대치 모두를 차치하고 보려고 노력하더라도 굉장히 가볍다. 중량감은 없어 그냥 소품같고 게임 한 판 하고 나온 기분이 든달까. 그냥 '미션 클리어'라는 말과 함께 극장을 빠져나온 기분이었다. 2편에서는 딸 킴(매기 그레이스)의 역할이 커졌다. 붙잡힌 아빠 브라이언(리암 니슨)의 전화를 받고 그대로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설정과 장면은 좋다. 수류탄을 던져서 위치를 확인하게 하고, 이스탄불의 옥상을 .. 더보기
[이탈리아 횡단밴드]길 위에서 답을 얻다 오랜만에 참여한 CGV무비꼴라쥬 시네마톡. 오늘은 한창호 평론가의 '아트톡'으로 를 관람했다. 이탈리아에서 유학하셨을 뿐더러 이탈리아의 미술, 음악 등 예술에 대하여 다양하게 체득한 경험을 통해 ’영화, 그림 속을 걷고 싶다.’ 등의 책을 집필하신 바, '이탈리아 남부지역'에 대한 문화적, 지리적 특징들에 대한 설명이 함께 해 영화에 대한 이해가 더욱 풍부했던 자리였다. 영화는 왕년의 동네 밴드로 활동하던 이들이 오랜만에 재결성 이탈리아 남부의 음악 페스티벌인 '스칸자노 재즈 페스티벌'에 참가하기로 결심하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음악 페스티벌이 벌어지는 스칸자노 지역까지 10일간 도보로 횡단하면서 가기로 하고 그 길에서 즉흥 연주회를 갖기로 한다. 말 그대로 이탈리아의 남부 지역인 '바실리카타'를 횡단하는.. 더보기
[훌리오와 에밀리아] 사랑을 분재한 남자의 이야기, 문학에 심취한 때때로 궁상맞은 남자는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남자는 마음 속에 여러 개의 방을 두고 산다. 훌리오라는 남자도 그러하다. 8년이라는 시간은 그저 흐르는 것이었을 뿐 마음 속에 에밀리아의 방이 남아있는 것엔 변함이 없다. 그의 말대로 그는 살았고 에밀리아는 죽었다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 때의 마음은 지금의 마음으로 옮겨져 분재되었을 뿐, 달라진 것은 없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의 첫 장을 읽고 있다. 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를 중심에 두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문학에 심취한, 때때로 궁상맞은 남자 ‘훌리오의 이야기’이다. 다른 인물들도 등장하고 심지어 국내 개봉 제목도 이긴 하나 모든 것은 훌리오의 기억과 생각에 의한 것일 뿐이니 ‘훌리오의 이야기’라고 해도 될 것이다. ‘프루스트를 읽어본 사람 손들어 봐’ .. 더보기
[이웃사람] 현실에 밀착해 탄탄하게 조여오는 스릴이 맛깔스럽다 비가 내리는 밤, 마중 나오지 못한다는 엄마의 전화를 뒤로 하고 소녀는 멀고도 멀어 보이는 집으로 가는 길에 나선다. 비를 추적추적 맞고 가는 소녀에게 다가오는 검은 자동차, 소녀를 태우고 안전하게 소녀의 아파트 단지 앞에 정차하는 듯 보이는 차를 배경으로 영화의 타이틀 ‘이웃사람’이 떠오른다. 예상대로 소녀는 토막 난 사체로 발견된다. 영화 은 그 사건을 시작으로 강산맨션에 살고 있는 이웃들의 사정을 들춰 보여준다. 큰 틀은 죽은 소녀의 가족과 그 소녀를 죽인 이웃이 만들고, 그들 일상의 범주 안에 등장하는 모든 이웃들이 조금씩 조금씩 인연을 이어가며 사건 속으로 들어온다. 마치 작은 눈뭉치가 커다란 눈덩이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는 기분이 들게 한다. 물론 그 눈뭉치 속에는 곧 터질 폭탄이 담긴 것이고 .. 더보기
뮤지컬 <위키드>_오즈의 시련이 현실로 느껴진다 뮤지컬 는 고전 그 이전 이야기이자 그 이후 이야기이다. 대학에서 만나게 된 금발의 글린다와 초록 피부의 엘파바. 두 친구가 우정을 쌓게 되고 같은 취향의 사랑을 만나게 되는 과정이 일으킨 내적 갈등은 부패한 마법 세계의 실체를 알게 되고 선과 악이 만들어지는 세상의 실체를 경험하게 되면서 극대화된다. 글린다가 북쪽의 선한 마녀가 되고 엘파바가 서쪽의 악한 마녀가 되는 것도 결국 그 갈등의 결과다. 개인적 갈등이 사회적 갈등으로 확대되는 모습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극적인 요소는 이 뮤지컬이 동화에 근거를 두고 있음에도 성인들이 더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한편 의 도로시의 집이 어떻게 오즈로 날아오게 됐는지, 마녀를 찾아 나선 노란 길 위에서 도로시가 만난 겁쟁이 사자와 양철인 그리고 허.. 더보기
[도둑들] 줄을 잘 타야 살아남는다 에 이은 최동훈 감독의 이른바 케이퍼무비 3부 을 확인했다. 이번엔 제작사의 이름도 아예 '케이퍼필름'이라고 할 정도였는데 이는 근래에 우리나라에서 이런 장르를 잘 만든다고 인정받으며 안착시킨 감독을 포함한 만든이들의 행보에 당당함과 자신감을 확실히 부여하는 요소같다. 케이퍼무비의 의미 그대로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음과 누구도 속일 수만은 없고 누구도 속임을 당할 수만도 없음이 대사발 강한 감독의 장기와 서로 경쟁이 붙지 않을 수 없었을 배우들의 매력으로 잘 드러났다. 영화를 3등분하여 보자면, 첫번째 덩어리는 대사의 힘으로 관객을 끌어들이고, 두번째 덩어리는 확 눈에 띄는 요소없이 다소 느슨하게 가다가, 세번째 덩어리에서는 화려한 볼거리로 정점을 .. 더보기
샹딸로 가든에서 그렇게 이야기가 잘 통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우연히 샹딸로 가든(Chantallo Garden)에서 만난 녀석과 나눈 두 시간여의 대화. 몇 년간의 이야기를 몇 년 만에 만났다 한들 정신 없이 나눌 만큼 친밀한 사이는 아니었는데, 샹딸로 가든의 힘이었을까. 어쨌든 예상치 못한 맛있는 대화의 끝에 우리는 다음 여행의 목적지로 같이 향하기로 결정했다. 중앙역으로 가는 길, 기차시간이 10여분 남았으니 여유를 부릴 틈은 없었다. 갑자기 같은 여행지를 정한 일행이 생기자 혼자 다닐 때보다 긴장이 덜 되기도 더 되기도 하는 묘한 기분이 들었으나 그 기분의 정체를 분명하게 할 여유가 없이 역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복잡한 중앙역의 계단을 올라 플랫폼을 내려다보니 총 4개의 레일이 보인다. 그리고 두 레일에 기차가.. 더보기
2011 CGV 무비꼴라쥬 결산 시네마톡-1년간의 추억을 공유했던 자리 *사진 퀄리티가 좋지 않습니다. 그 누구의 안티도 아님을 먼저 밝힙니다 ^^ 입버릇처럼 말하는 로망 중에 하나가 있다. 그야말로 ‘쓰레빠’ 신고 ‘츄리닝’ 입고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극장을 두는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살며 영화 보러 다닌다면 하루 두 끼만 먹어도 배부를 것 같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이자면 극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랑 친해지는 것이다. 극장 주인이나 영사실 직원이랑 친해지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 의 영향임을 부정하지 않겠다. 이렇게 보면 영화를 엄청나게 좋아하고 감독깨나 꿈꾸는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관객으로서 온전히 시네마 천국에서 살고 싶을 따름이다. CGV 무비꼴라쥬와 매달 몇 차례씩 열리는 시네마톡은 그런 관객으로서의 영화에 대한.. 더보기
[창피해] 사랑이란 기억으로 완성되는가? CGV상암 무비꼴라쥬 시네마톡_김수현 감독, 김상현 배우, 송지환 무비위크 기획위원과 함께 창피해? 이상해! 영화 는 이상한 영화다. 수업중인 미대 강의실로 보이는 곳에서 학생이 교수한테 혼나는 장면으로 느닷없이 시작한다. 객석에선 ‘영화 시작한거야?’ 하는 웅성임이 들린다. 느닷없이 시작한 영화는 이후 세 명의 지우들을 등장시킨다. 이 세 명의 지우가 각각 만나는 그리고 만났던 이야기를 오고 가며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안에 왁자한 수다도 있고, 처절한 몸싸움도 있고, 몽환적인 퍼포먼스도 있다. 초반엔 제법 발랄하고 인물들 간의 만남의 호흡도 경쾌하다. 소매치기 강지우(김꽃비)가 옥상에서 투하하는 간접 체험을 시도한 윤지우(김효진)와 만나게 되는 장면은 어떻게 보면 트랜디 드라마의 감성 같기도 하.. 더보기
[하얀정글]집안 거덜나는 중병치료비, 국가에서 보전하셈! 소비자로서의 자각으로 영화 관람은 시작된다. 거리 곳곳에 즐비한 병원 광고들. 그 광고들을 아무 문제 의식 없이 지나쳤던 스스로에 대한 자각으로 관람이 시작됐다. 월에 몇 천 만원씩 들여서 집행하는 광고비는 결국 병원을 찾는 소비자(환자)의 지갑으로부터 나오게 될 터이고 때문에 의료 수가를 높이기 위해 과잉 진료나 과잉 진단이 발생할 수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환자)가 지게 된다는 것은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풍문과 괴담에서 어김없는 현실로 전달된다. 80만원이면 한다는 백내장 수술을 받지 못한 노인. 수술 적합 검사를 한다는 이유로 필요도 없는 전신심전도 검사를 하느라 돈을 들이고 검사 끝에 수술 불가 판정을 받아 백내장 수술을 받지 못했다는 노인. 그러나 백내장 수술은 부분마취만으로 가능하기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