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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X] 그건 사랑이었네 수학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녔으나 지금은 평범한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살아가는 석고(류승범). 어느 날 그는 이웃에 사는 화선(이요원)의 집에서 들려오는 거칠게 다투는 소리를 듣게 된다. 쿵쾅거리는 소리와 욕설이 이어지고 잠시 뒤 이어진 정적. 8시에서 8시 5분 사이에 일어난 이 우발적인 살인사건을 두고 석고는 알리바이를 설계하며 화선을 돕기 시작한다. 이 사건의 수사를 맡게 된 형사 민범(조진웅)은 살해된 남자의 전처인 화선이 범인일거라는 심증을 갖고 집요하게 그녀 주위를 수사하기 시작한다. 의 감독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을 만났을 때 방은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는 미스터리 스릴러인 듯 보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안타까운 모정에 대한 이야기였음을 기억한다. 평범하게 살 수 있었던 사람이 사회나 타인의 영향.. 더보기
[2012 김동률 콘서트 감사] 빛과 소리의 향연 김동률 콘서트 의 서울 공연 첫날. 분명 전쟁과도 같았을 예매 경쟁에서 살아남은 미영님 덕에 호강했다. 김동률님도 이번 공연 특히 서울 공연의 매진속도가 지금까지의 공연 중 가장 빨랐고 그래서 놀랐다고 했다. 그래서 맨 앞줄 5열까지 앉아계신 분들은 조금 무섭다는 농담까지 건넸다. 부산과 대전을 거쳐 이번 투어 세 번째 도시인 서울. 서울에서의 공연 첫날을 열면서 서울은 마치 홈 그라운드에 돌아온 기분이라고 했고 한편으로는 좀 무섭다고도 했다. 뭔가 검사 받는 기분이라고. 노래와 노래 사이에 이 말을 여러 번 한 것과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님도 인터미션 공연을 하면서 서울 관객들에 대한 멘트를 했을 정도로 서울 공연에 대한 긴장감이 남다른 듯 보였다. 그 긴장감은 공연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된.. 더보기
[우리도 사랑일까] 왈츠가 멈춘 삶은 여전히 공허하다 프리랜스 작가인 마고(미쉘 윌리암스)는 출장길에 우연히 만난 남자 다니엘(루크 커비)과 묘한 감정의 교류를 느낀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다니엘은 그녀의 집 바로 건너편에 살고 있다. 남편 루(세스 로건)와 별 탈없이 결혼 생활을 하고 있어 보이지만 결혼 5년 차의 마고에게는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있고 다니엘로 인해 그녀의 마음은 요동치기 시작한다. 배우 겸 감독인 사라 폴리의 영화 는 인물의 심리묘사가 섬세하고 매 장면 의미가 부여된 연출로 흔해빠진 불륜이나 외도라는 소재를 생생하게 영화에 담아냈다. 30년 후 오늘 당신과 키스할래요 마치 감정의 강도를 표현하려는 것처럼 주인공 마고는 레드 톤의 의상을 다양하게 입고 나오는데 이는 금발의 미쉘 윌리암스를 통해 선명하게 부각된다. 마고가 결혼한 남자와 새롭.. 더보기
[BIFF2012] 부산에서 만난 영화 3-월드시네마 (3) / 파블로 스톨 / 월드시네마 제 멋대로 사는 이기적인 가족 이야기 . 별거 상태인 부부가 있다. 원상복구를 꿈꾸는 남편은 애쓰는 듯 보이지만 그 역시 자신의 스타일 그대로다. 남편이 어떻게 하든 아랑곳않는 아내는 제 삶 살기에 바쁘다. 딸은 아빠의 뜻에 따라 가족의 회복을 바라는 듯 보이지만 이내 비뚫어져나가며 제 나름의 돌파구를 찾는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한 울타리에 살지언정 각자 다른 꿈을 꾸며 제 삶을 살아내기 바쁜 모습은 굳이 영화가 아니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우리내의 삶이니까. 그렇게 제 멋대로 살아가다가도 한 데 모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 모습 또한 자연스러워 보이는 게 가족의 최선일까. 굉장히 살갑지 않은 가족의 이야기이면서도 구석구석 경쾌함을 잃지 않는 묘한 연출은.. 더보기
[BIFF2012] 부산에서 만난 영화 2-아시아 영화의 창 (Beijing Flickers) / 장위엔 / 아시아영화의 창 중국영화 6세대 감독으로서 주목받았던 장위엔의 2012년 신작은 중국의 청춘들의 문제를 돌아본다. 애인이 돈 많은 남자에게 떠나서 실연당한 남자, 호텔 주차요원이지만 보스에 굽신거려야만 하는 남자, 여성의 삶을 살고 싶어하는 남자 그리고 밴드에서 노래를 부르는 여자 등이 등장하며 각자의 삶의 고통을 호소한다. '나는 청춘이고 그래서 너무나도 아프다'라고 외쳐대는 이 영화의 스타일은 안타깝게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깊이도 느껴지지 않고 그 또래에서 느껴지는 뜨거움도 느껴지지 않는데 힘들다고 외쳐대는 모양새만 둥둥 떠다니는 듯 보인다. 중간중간 시를 읊조리는 방식은 겉멋으로 보여지고 애써 희망을 던져주려는 엔딩마저도 상투적이라는 인상을 거둘 수.. 더보기
[BIFF2012] 부산에서 만난 영화 1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렸다. 올해는 두 번의 주말을 포함하여 행사가 진행되어 더 많은 관객들이 영화제를 즐길 수 있었을 것 같다. 숨가쁜 예매 전쟁과 숙소 확보, 교통편 마련에 끼니마다 먹을 것을 고민했던, 그러나 영화와 바다, 좋은 사람들과 즐거웠던 5일간의 영화 여행이었다. 10월 5일 를 시작으로 5일간 부산에 머무르며 총 15편의 영화를 관람했다. 간략한 감상과 함께 만족 지수를 표기하는 것으로 17회 BIFF를 정리하고자 한다. ( )의 숫자는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표기한 만족 지수. (The Gardener) / 모흐센 마흐말바프 / 갈라프리젠테이션-월드프리미어 종교란 무엇인가. 종교의 자유는 지켜져야 하는가. 종교는 인간을 위한 것인가, 신을 위한.. 더보기
[루퍼] 시간은 결국 밝은 미래를 지향하며 흐른다 *가급적 스포일러가 없도록 썼음. 루퍼는 킬러다. 타임머신이 존재하지만 타임머신을 사용하는 것이 불법인 세상과 그것을 절묘하게 활용하는 킬러 조직이 영화의 핵심 배경이다. 2044년에 루퍼를 직업으로 사는 조(조셉 고든 레빗)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도달하는 '미래로부터 온 타겟'을 죽인다. 미래로부터 온 타겟은 2074년(영화 속 현재로부터 30년 미래) 킬러조직의 타겟이고 그 타겟을 타임머신을 통해 과거인 2044년으로 보내 그 시간대에서 죽인다. 그렇게 살인을 하면 미래에서는 시체가 없으니 살인을 감출 수 있고, 현재에선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니 영화 속 표현대로 '클린'하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자연스레 알게 되는 전제는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런.. 더보기
[위험한 관계] 원작의 위대함만을 다시금 느끼게 한 범작 최근 개봉한 는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소설 를 영화로 옮긴 여러 편 중 한 편이다. 다른 작품들과 이 작품을 구분하여 설명하자면 허진호 감독과 장동건 배우라는 한국의 영화인이 투입되어 완성된 중국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또는 장동건, 장백지, 장쯔이 이렇게 세 명의 장씨 성을 지닌 배우가 연기한 '3장의 위험한 관계'라고 설명하고 싶다. 중국 영화에 한국의 영화인이 투입된 형태인지라 이 영화는 확실히 중국에서 리메이크한 로 보는 게 좋겠다. 배경도 1930년대 상하이이고 대사도 중국어이니까 말이다. 허영으로 가득한 상류사회가 있고 그 상류사회를 주름잡는 파워를 지닌 여성과 상류사회를 휘젓는 밤의 황제인 남성이 등장하고 그런 계통에서 꼭 있기 마련인 순수한 여성의 등장은 앞서 만들어진 모든 영화에서 시공간.. 더보기
[아워타운] 현재 우리의 삶은 얼마나 소중한가 연극을 보는 경우는 드문 경우다.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대략 1년에 150편 정도라고 할 때 뮤지컬을 포함한 무대극을 보는 경우는 많아야 10편이 될까 말까 하니 1/10도 안 되는 비율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연극을 보고 나서 실망하는 경우는 적다. 주변에서 강력하게 추천하는 작품이나 입소문이 좋은 작품을 보게 되니 그만큼 선택에 후회는 없게 되는 것 같다. 걸핏하면 '꽝' 일색인 영화에 비하면 이런 면에서는 좋다고 해야 할까. 도 10대였을 때부터 제목은 숱하게 들어왔던 작품이었는데 정말 강추를 받은 데다가 여름에 을 보러 간 후 홀딱 반해버린 '명동예술극장'에 올려진 작품인지라 마지막 공연의 티켓을 서둘러 구매해서 관람했다. 시작하고 5분도 지나지 않아 나는 확신했다. '이건 대박이구나'. 다.. 더보기
[서칭 포 슈가맨] 향기나는 삶이 주는 전율과 감동 1970년 디트로이트의 한 클럽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로드리게즈는 그 뛰어난 재능에 발탁되어 라는 음반을 내게 된다. 그것도 모타운의 운영자가 소유한 메이저 레이블에서 나오게 된다. 그의 가사는 폐부를 찌르듯 날카롭고 시처럼 아름답다. 천부적인 재능으로 큰 성공이 보장될 것 같았던 앨범은 흔적도 남기지 못할 만큼 실패한다. 그러나 그것은 실패가 아니었다. '미국에서는 제로였지만 지구반대편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히어로'가 될 만큼 큰 성공을 거두었다. 남아공에선 엘비스나 비틀즈보다 위대한 가수가 로드리게즈라고 말하여질 정도로 그의 음악은 남아공에서 운명적으로 통했다. 아파르트헤이트로 표현되는 인종차별억압정책 하에 있던 70년대 남아공에서 그의 음악은 음악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로드리게즈는 남아공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