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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light on the stage

[아워타운] 현재 우리의 삶은 얼마나 소중한가

 

 

연극을 보는 경우는 드문 경우다.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대략 1년에 150편 정도라고 할 때 뮤지컬을 포함한 무대극을 보는 경우는 많아야 10편이 될까 말까 하니 1/10도 안 되는 비율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연극을 보고 나서 실망하는 경우는 적다. 주변에서 강력하게 추천하는 작품이나 입소문이 좋은 작품을 보게 되니 그만큼 선택에 후회는 없게 되는 것 같다. 걸핏하면 '' 일색인 영화에 비하면 이런 면에서는 좋다고 해야 할까.

 

<아워타운> 10대였을 때부터 제목은 숱하게 들어왔던 작품이었는데 정말 강추를 받은 데다가 여름에 <그을린 사랑>을 보러 간 후 홀딱 반해버린 '명동예술극장'에 올려진 작품인지라 마지막 공연의 티켓을 서둘러 구매해서 관람했다.

 

시작하고 5분도 지나지 않아 나는 확신했다. '이건 대박이구나'. 다른 것 다 떠나 형식이 너무나도 신선하고 마음에 들었다. 배우들이 모두 무대 위에 앉아있고 각자의 역할을 하는데, 무대 위에는 연출가 역할을 하는 사람도 앉아있다. 무대 위에 특별한 세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배경이 대사로 설명이 되는데 그 속에서 상상의 그림을 그리게 된다. 배우의 동선이 다른 배우의 대사로 연결이 되고 그 흐름이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보면서 관객인 나 조차도 그 연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에 이를 정도였다.

연극의 배경 시점으로부터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지금으로부터 100년이 훌쩍 지났을 미래에도 여전히 그대로일 인간의 일상, 인간 삶의 흐름. 그것을 차분차분 말해주는 연극은 나의 삶의 지금 1 1초의 소중함을 느끼면서도 아둥바둥 살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함께 웃고 즐기는 것, 때론 울고 슬퍼하는 것도 불가능한 때가 올 때에야 비로소 이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리라.

 

내용의 감동을 넘어 오늘은 뭔가 특별한 에너지가 느껴졌는데, 그것은 오늘이 이 공연의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커튼콜 때 한사람 한사람 인사를 하고 무대 위에 서는 배우들의 눈시울이 촉촉히 젖어있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 눈을 보고 나도 울컥 올라오는 것이 없을 수가 없었다. 언제나 무대 공연을 하는 사람들은 존경스럽다. 따로 놓고 볼 이유는 없을 지 모르겠으나 그 영혼이 무대 위에서 정결해 보이는 것 같아 신성스럽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