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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와 이라이트 사이 어딘가

[더 토이북] 수집광 저자와 소통하는 재미를 주는 책

 

 

더 토이북

 

수집광 저자와 소통하는 재미를 주는 책

 

 

 

잡지도 아니고 디자인책도 아닌데 넓직한 판형에 틴로봇을 표지에 내세운 책을 만났다,

<더 토이북>

 

'국내 최대 장난감 박물관장 손원경의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장난감 이야기'라는 설명을 표지에 입은 이 책은 말 그대로 오랜 시간동안 전 분야의 다양한 장난감, 토이들을 수집해 온 수집가 손원경이 말하는 장난감의 역사이자 장난감 보고서이다. 동시에 장난감 수집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전문적인 영역이 된 사람이 말하는 산업으로서의 장난감 수집 또는 키덜트 문화의 현재와 미래의 비전까지 제시하는 책이다.

 

 

 

 

 

<스타워즈><인디아나 존스><터미네이터><007>시리즈를 비롯해 <어벤져스><아이언맨><캡틴 아메리카><스타워즈><슈퍼맨><배트맨><스파이더맨> 등 마블코믹스, DC코믹스의 액션 히어로들의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디자인이 담긴 손원경 저자의 수집품과 그 소개글은 세세하고 꽤 전문적이어서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저자가 직접 찍어서 책에 담았다는 장난감 사진들에 시선이 먼저 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소개글을 읽고나서 그 사진들을 찬찬히 다시 보면 그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더욱 인상에 남게 되는 것 같다.

 

 

 

 

 

3.75인치, 4인치, 7인치, 10인치, 12인치, 18인치 등 액션 피규어도 크기에 따라 품질도 다르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라는 설명도 인상적이었다. 모든 종류의 피규어를 다 수집해 본 경험자의 살아있는 정보라고나 할까. 어릴 적 많이 가지고 놀던 고무 스퀴즈건(물총)까지 종류별로 수집한 사진을 보면 이 사람 정말 만만치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손원경이라는 사람이 더욱 궁금해진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뭔가를 수집하고 그 수집을 통해 그 산업에 대해 애정을 갖게 되고 긍정적인 미래 비전을 갖고 있다는 것에 무척 공감이 됐다. 어릴 적 피규어를 수집하기 위해 친구들, 지인들과 함께 구경 삼아 돌아다녔던 것을 '순례'라고 표현했다는 저자의 인터뷰를 보고나서는 더욱 그 마음이 내 맘 같았다. 나 역시 영화 전단지와 포스터를 수집하기 위해 10대 초반부터 극장가를 친구와 돌아다녔었고 그 기행을 우리 역시 '극장 순례'라 불렀던 기억이 났던 것이다. 책을 읽으며 저자와 뭔가 통한다고 느껴지는 순간만큼 책에 몰입하게 되고 콘텐츠에 공감하게 되는 순간이 또 있을까. 그런 면에서 <더 토이북>은 읽고 보는 즐거움을 넘어 나의 취미 생활과 그 취미 생활의 미래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생각하게 하는 의미있는 책이 되었다.

 

 

 

 

 

 

책 뒷장에는 저자의 수집 장난감들을 직접 볼 수 있는 박물관 초대권이 수록되어 있다. 정동 경향신문 빌딩에 위치한 경향아트힐 2층에 '토이키노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저자의 수집품을 만날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고 한다. 책에 수록된 초대권으로 박물관 구경까지 한다면 더없이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봄날이 가기 전에 정동길도 걷고 박물관 구경까지 해야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