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 살인자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해 나가는 일지'가 이 소설의 뼈와 살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살인자에 홀려 술술 읽다가 결정적으로 한방 얻어맞게 되는 것은 '기억법'을 간과하며 읽어나간 결과였다. 살인을 멈춘 지 25년째인 70세 알츠하이머 걸린 노인의 일지를 몰래 훔쳐 보고 있다는 쾌감에 한번 펼치면 놓을 수 없을만큼 가속도가 붙지만 어쨌거나 또다른 살인을 설계하는 살인자의 무의식의 결과엔 오랫동안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못하게 만든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살인자에 홀려 술술 읽다가 결정적으로 한방 얻어맞게 되는 것은 '기억법'을 간과하며 읽어나간 결과였다. 살인을 멈춘 지 25년째인 70세 알츠하이머 걸린 노인의 일지를 몰래 훔쳐 보고 있다는 쾌감에 한번 펼치면 놓을 수 없을만큼 가속도가 붙지만 어쨌거나 또다른 살인을 설계하는 살인자의 무의식의 결과엔 오랫동안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못하게 만든다.
30년 동안 진행했던 '살인의 추억'을 되짚으며 명확하게 시점이 기록된 것은 첫 살인을 했던 16세 때와 영부인이 살해됐다며 떠들석하게 '멸공'을 부르짖던 시대의 풍경이다. 그리고 25년을 숨죽이던 살인 충동은 70세가 된 현재, 알츠하이머로 기억이 지워지는 지금, 다시 발동한다. 소설 속 현재를 2013년으로 볼 때, 이 모든 시점의 기록으로 나는 작가의 시대에 대한 유감을 읽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이건 해설이나 작가의 말에도 없는, 순전한 내 생각 또는 망상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