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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와 이라이트 사이 어딘가

<누구>'누구'의 모습으로 관찰하며 '나'를 잃어버리지 말라는 경고

 


누구

저자
아사이 료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13-09-0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13년 제148회 나오키상 수상작★ ★만 23세 최연소 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누구'의 모습으로 관찰하며 '나'를 잃어버리지 말라는 경고

 

아사이 료 <누구>.

2013년 나오키상 수상작. 역대 최연소 나오키상 수상 작가.
'취업전선에 뛰어든, 살기 험난한 청춘들의 일상을 그린 소설이 문학상 받기 유리한(?) 소재로 유효한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인가보다' 식으로 뭣도 모르면서 폄하하는 시선을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 날카로움에 깜짝 놀랐다.

그들의 표현대로 '취업활동'에 뛰어들게 된 다섯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남긴 트위터 멘션들을 양념으로 활용하는 이 소설은 험난한 취업 전선 뿐만 아니라 학교라는 울타리를 떠나 스스로 서야 하는, 가만히 있으면 더이상 '자동 개명'이 되지 않는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세대의 현실을 무겁지 않게 그려나가면서도 날카로움을 드러낸다. 입으로는 비범한 삶을 지향한다고 떠들며 현실을 외면하려 했던 자아를 들킨 기분이다. 정신이 번쩍 들고 소름이 살짝 돋았을 정도였다.

'나'를 인정하지 않고 '누구'를 지향하는 관찰자의 삶. 그러나 가만히 멈추고 바라보는 관찰자의 자세로는 '누구'도 될 수 없고 그러는 사이 '나'도 사라질 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저 녀석이랑 살면 정신 건강에는 좋겠다"라고 사와 선배가 한 말은 다쿠토에게도 나에게도 유효하다.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기운이 필요하다.

처음 '취업활동'에 뛰어들었던 것이 벌써 10년 전. 다시 직업과 직업 사이에 놓인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고민에 현실적인 답을 들려주는 동시에 10년 전 나에게도 깨달음을 주는 메시지가 담긴 소설이었다.  25살 작가 아사이 료, 날카롭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