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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얘네들 쟤네들 아닌 '우리들' 아이들 세계에서 벌어지는 매우 흔한 상황에 아이들의 심리, 감정을 풋풋한 연출력으로 잘 담아낸 작품이었다. 10대 초반, 그 유년에도 얼마나 많은 감정들이 관계 속에서 오고가는지 모르는 자 있겠는가.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나와 내 친구, 우리들의 10대를 끊임없이 떠올렸다. KMDB(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에 올라온 윤가은 감독의 칼럼은 의 제작기를 담고 있다. 폭염 속에서 1억5천만원의 저예산으로 이 풋풋하면서도 마음에 여운을 남기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섬세한 감성의 사람들이 모여서 진심을 다해 만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글이다. 그 글을 보면서 더욱 이란 영화가 보고 싶었다만 사실 이 영화에 끌린 최초의 이유는 제목 때문이었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나를 끌어당겼던 제목이었다. 나, 너도 아니고.. 더보기
배우의 연기력은 8할이 감독의 역량 배우의 연기력은 8할이 감독의 역량에서 나온다 영화 홍보 차 JTBC '뉴스룸'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씨 인터뷰 중에 인상적인 대목이 있었다. 손석희 앵커가 윤여정 배우의 연기가 좋았다는 얘기를 하자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건 감독이 잘해서 그런 것이다, 배우의 연기를 뽑아내는 것은 감독의 역량이다' 라고 말한 대목이었다. 이 말은 지나치게 감독을 칭송하는 것 아닌가 싶으면서도 이내 납득의 끄덕임을 불러오는 말이었다. 참으로 배우의 연기를 끌어내는 능력은 감독에게 꼭 필요한, 감독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자 능력이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는 것이다. 연기라는 특기를 지닌 직업인으로 배우를 생각할 때 경력이 쌓이면서 노하우를 알고 경험을 통해 감정을 잘 표현해내면서 기능적인 발전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보기
[국제시장] 아버지 세대의 비극을 어디에 호소해야 하는가? 국제시장 Ode to my family 아버지 세대의 비극을 어디에 호소해야 하는가? 아버지는 골방에서 웁니다 아버지는 홀로 골방에 들어와 흐느껴 웁니다. 무뚝뚝하고 퉁명스럽고 고집스럽기만 했던 모습을 걷어내고 힘겨운 삶을 살아낸 고통과 슬픔과 서러움과 그리움, 그 한을 쏟아내려고 골방에 들어옵니다. 아버지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명, 아버지의 아버지입니다. 아버지의 자식도 장성해 역시 아버지가 됐지만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오직 아버지의 아버지 뿐, 자식은 아버지라도 자식일 뿐입니다. 피난길에 아버지와 했던 굳은 약속을 품고 살았던 60여년, 생과 사를 오가며 희노애락이 교차됐던 그 시간들을 생각하며 아버지는 웁니다. 윤제균 감독의 . 영화를 다 보고나서 딱 떠오른 문장이 '아버지는 골.. 더보기
[박스트롤] 언제 봐도 경이로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박스트롤 언제 봐도 경이로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올해 극장에서 본 장편애니메이션은 3편이 되었다. 연초에 애니메이션 신드롬 을 봤고 귀여운 레고 캐릭터들의 모험담 를 봤다. 각기 개성이 뚜렷한 작품이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관람한 은 이 두 편의 장점이 골고루 섞인 작품이다. 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제작을 하는 라이카(LAIKA)라는 제작사의 작품이다. 영화, 광고, 뮤직 비디오 등 다양한 영상물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제작하는 곳으로 '나이키'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필 나이츠 소유이고 그의 아들 트레비스 나이츠가 CEO인 기업이다. 은 과 에 이어 세 번째로 라이카에서 제작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1800년대 '치즈브릿지'라는 가상의 마을의 지하에는 밤마다 쓰레기를 수거해 그들만의 발명품을 만.. 더보기
[동경가족] [동경이야기]보다 조금 더 멀리 바라보다 동경가족 보다 조금 더 멀리 바라보다 가족이라는 관계 속에서 개인이 획득한 신분은 교환되지 않은 채 각자의 역할이 서로에 영향을 미친다. 부모와 자녀라는 신분을 얻은 뒤 그걸 뒤바꿀 수 없다. 부모인 자들은 누군가의 자녀이고, 자녀인 자들은 누군가의 부모다. 살면서 새로운 신분을 추가하게 되지만 신분을 맞바꿀 수는 없다. 평생을 부모의 자녀이고 자녀의 부모로 산다. 그런 역할은 가계를 타고 흐른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각각의 역할을 이해하게 되는데 항상 못다한 아쉬움이 남는다. 언제나 자녀는 한없이 받는 쪽이고 부모는 한없이 주는 역할이다. 자녀로서 많이 받았으니 많이 되돌려 드려야지 생각하는 때는 이미 늦어버리고 받은 것은 다시 자녀들에게 쏟아낸다. 다시 거슬러 올라가 역할을 바꿀 수 없으니 삶은 무한한.. 더보기
안개 속에서 만나는 욕망 영화는 항상 목적지에 도착한다 : 정신분석학으로 풀어 읽는 영화 - 관람 후, 신형철 교수의 강연을 듣고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의 기획전인 [영화는 항상 목적지에 도착한다 : 정신분석학으로 풀어 읽는 영화]가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15일 시작돼 31일까지 진행된다. 다수의 김기덕 감독의 영화와 라스 폰 트리에의 최근작, 김수용, 강대진 감독의 한국 고전 영화 등을 관람할 수 있고 영화 상영 후 각 주제별로 총 7회에 걸친 강연도 진행된다. 이 기획전을 통해 김수용 감독의 1967년작 와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1993년작 를 관람했다. 상영 후에는 문학평론가이자 문예창작과 교수인 신형철 선생의 강연이 준비되었다. 강연의 제목은 '연애는 언제나 네 사람이 함께 할 수밖에 없다는 난감한 사실에 대하.. 더보기
[혹성탈출:반격의 서막] 유감스러운 국내 번역 제목 제목, 내용 유감있다 은 볼거리,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잘 빠진 블록버스터다. 초반 20여분 정도의 살짝 지루한 틈을 지나면 금새 롤러코스터를 탄 듯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2011년 으로 새롭게 시작된 프리퀄이 3부작이라면 1편과 3편을 잇는 연결작품으로서도 의미가 있다. 유인원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표정 등은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울 만큼 흡족하다. 1968년 작 그러나 몇가지 유감스러운 부분이 있다. 먼저 제목, 특히 부제에 대한 유감이다. 1968년 오리지널의 국내개봉제목이 이다. 영어제목 Planet Of The Apes는 '유인원의 혹성(행성)'이라 할 수 있으나 어쨌든 국내 제목은 원제에는 어디에도 없지만 영화 내용을 반영하여 '탈출'을 갖다붙였고 내용을 설명해주는 나쁘지 않은 번.. 더보기
[로크]와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가 바라보는 한 곳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2014) Futureless Things 8 감독 김경묵 출연 공명, 유영, 신재하, 김희연, 안재민 정보 드라마 | 한국 | 107 분 | 2014-06-26 로크 (2014) Locke 5.4 감독 스티븐 나이트 출연 톰 하디, 올리비아 콜먼, 루스 윌슨, 앤드류 스콧, 벤 대니얼스 정보 스릴러 | 영국, 미국 | 85 분 | 2014-06-26 학부 때 김밥천국에서 밥을 먹는데 TV에서 드라마가 나오고 있었다. 제목은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 그 드라마 제목을 보고는 밥을 먹던 학부생으로 보이는 남자가 '저런 망나니 같은 제목을 드라마에 갖다 쓰냐'며 분노했었다. 그 남자의 반응에 좀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이 대단한 아들인 모양이다 했다. 아버지의.. 더보기
[9월이 지나면]순수한 여름은 그렇게 가고... 9월이 지나면(When September Ends) 2013년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국내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작. '좋았으니 다시 한번' 순회상영 프로그램으로 봤다. 참 좋았다. 과장 없이 담백하게 전해지는 감정들. 몇몇 단편을 통해 낯이 익은 조현철 배우의 톤도 좋지만 무엇보다 임지연이라는 여배우에 눈길이 간다. '신세경 닮았는데 연기 참 잘하고 옆선이 참 곱다'하면서 보다가 깜짝 놀랐다. 세상에! 이 배우 의 그 배우잖아!!! 이 단편 으로 주목 받으며 에 캐스팅 된 것이 아닐까. 의 김고은 배우와 함께 한예종 출신의 주목할만한 배우가 될 듯 하다. 그런데 이렇게 매력 있는 배우를 데려다가 국어책 읽는 듯한 연기를 뽑아낸 것인가, 의 김대우 감독?;;; 한예종 작품이라 낯익은 한예종 풍경과 과거 그 .. 더보기
[밀회] 진짜 삶을 가져다준 순수 JTBC 드라마 밀회 (안판석 연출, 정성주 극본) 진실된 삶을 가져다 준 순수 "음악적 교감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끌림과 사랑. 퇴폐적 시선과 관음적인 시선, 순수와 속물의 충돌" 1,2회를 보고 블로그에 남긴 표현이다. 나의 격정이 아니고 남의 격정이기에 처음 보기에 낯설었던 그것은 회를 거듭할수록 오혜원(김희애)과 이선재(유아인)에게서 나에게로 전달됐다. 불같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불륜의 밀회이지만 각자의 상황이 너무나도 이해할만 하기에 '불륜'이라는 표현을 빼내고 싶었다. 그러니까 '둘의 밀회를 망 봐주고 싶다'는 어느 시청자의 글에 공감이 될 만큼 둘의 처지에 연민이 생겼다. 혜원은 자신의 처지, 신분을 벗어나 올라가고 싶었기에 더러운 꼴을 견디며 산다. 그만큼 대우를 받으니 더러운 꼴 당해도 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