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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결혼하는 여자] 삶의 주체로서 선택, 인간으로서 미덕 세 번 결혼하는 여자 김수현 작가의 가 40회로 종영됐다. 한 번은 시어머니의 모진 타박이 원인이 되어, 다른 한 번은 남편의 바람질로 두 번 이혼하게 된 오은수(이지아)를 중심에 두고 결혼과 사랑, 이혼과 재혼, 가족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화두를 던지는 드라마다. '세 번 결혼하는 여자'라는 제목에서부터 결혼과 이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울 것이 분명했고 또 그러했지만 그런 표면적인 소재나 화두를 통해 본질적으로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따로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은 삶의 주체로서 선택을 하는 나와 그 선택을 대하는 가족, 친구 등 주변인들의 자세에 대한 것이다. 삶의 주체로서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선택에 대해 책임져야 할 의무, 그 선택을 함에 있어 나와 가족 등 공존하는 사람들을 고려하는.. 더보기
[밀회 그리고 피아노 영화] 격정 그리고 피아노 음악적 교감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끌림과 사랑. 퇴폐적 시선과 관음적인 시선, 순수와 속물의 충돌. 안판석-정성주, 그리고 그들의 배우들이 함께 하는 . 그 안에 담긴 강렬한 자극에 매혹됐다. 섬세한 감정을 장면장면에 툭툭 던지면서 시청자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려는 의도가 뚜렷하게 보이지만 이것은 회가 거듭될수록 더욱 자연스러워지리라. 친구로부터 뺨을 맞고도 '네 손 참 매워'라고 말하면서 삭일 수 밖에 없는 내면과 머리채를 잡고 변기에 처박는 계모의 극성스런 저속함, 권력을 잡기 위한 속물성, 자신의 재능을 잘 모르면서 순수하게 돌진하는 강렬함, 그 모든 것을 훔쳐보는 듯한 관음적 시선의 권한을 시청자에게 부여한다. 는 피아노 연주 장면을 통해 인물의 감정을 전달한다. 역시 피아노 연주 장면이 빛났던 .. 더보기
[프리즈너스] 치유되지 못한 피해자의 상처가 만들어낸 감옥같은 미로 프리즈너스 치유되지 못한 피해자의 상처가 만들어낸 감옥같은 미로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가해자일 땐 술술 나오던 기도문이 피해자가 됐을 땐 목구멍을 넘기지 못하고 막히는 것처럼 피해자의 고통은 헤아리기 어렵고 용서를 강요하기도 어렵다. 치유되지 못한 (어떤) 피해자의 상처는 또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낼지언정 가해자의 삶을 택하는 방식으로 휘어진다. 현실을 빠져나올 수 없는 감옥이자 생지옥으로 만들어버리는 잔혹한 미로 게임이 펼쳐지는 이유이다.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호루라기라도 손에 쥐여졌다면 힘이 빠질 때까지 죽어라 불 수라도 있을텐데 그것조차 없어 도움도 요청하지 못한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이 만든 비극을 보자니 마음이 무겁다. 드니 빌뇌브의 헐리웃.. 더보기
[밤의 여왕]구닥다리 가치관에 갇혀버린 밤의 여왕 '밤의 여왕'을 구닥다리 가치관에 가둬 'BOMB의 영화'로 몰락시키다 구닥다리 가치관을 담고 2013년에 나오다니 시대착오가 따로없다. 10년도 훨씬 지난 등 이승환씨의 '사랑의 찬가'를 사랑의 테마로 사용한 건 나쁘지 않았으나 영화가 하도 구닥다리라서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난 유행가보다도 못했으니 덩달아 이승환씨의 노래까지 구닥다리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더군다나 '이효리'라는 사람을 '날라리처럼 놀다가 철들어 달라진 여성'의 이미지로 담기까지 했으니 이효리씨는 이 영화를 보긴 했을까? 권위와 욕구를 내부에 꽁꽁 숨겨둬 썩어 곪은 남자는 극단의 찌질거림으로 고름을 분출하고 생각대로 살아보려던 여자는 그런 남자가 만들어놓은 세계에서 눈치 보느라 자신을 꾹꾹 누른다. 참신한 구석없이 고리타분한 가.. 더보기
[관상] 예상보다 훨씬 더 묵직한 역사극 관상 (2013) The Face Reader 9.4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정보 시대극 | 한국 | 142 분 | 2013-09-11 글쓴이 평점 한재림 감독의은 예상했던 것보다 묵직한 역사극이었다. 티저예고편이 유머와 위트를 담고 있어서 차태현 주연의 같은 퓨전 코믹 사극 정도로만 생각하고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러 갔다가 예상 못한 묵직함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영화의 초반은 조선 최고의 관상가이지만 역적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깊은 산 속에 숨어 붓이나 팔고 있는 내경(송강호)이 기생 연홍(김혜수)의 제안으로 서서히 세상에 제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을 그린다. 그러다보니 김종서(백윤식)나 수양대군(이정재)은 영화의 중반쯤이나 되어야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니.. 더보기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 마술의 화려함은 매력이자 독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2013) Now You See Me 8.1 감독 루이스 리터리어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 마크 러팔로, 우디 해럴슨, 멜라니 로랑, 아일라 피셔 정보 범죄, 액션, 스릴러 | 미국 | 115 분 | 2013-08-22 글쓴이 평점 전문성을 인정받고 싶은, 상처받은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하고 싶은 마술사들의 한 판 사기극이 신기한 마술쇼와 함께 현란하게 펼쳐진다. 시작부터 관객을 사로잡는 데이비드 카퍼필드식의 화려한 마술은 영화의 매력이자 독으로 작용한다. 처음엔 화려한 마술에 홀리지만 그걸 과시하듯 과하게 보여주자 맥이 빠진다. 마술사들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좀 더 깊이있게 다뤘다면 훨씬 짜릿했을 터. 배우들이 그런 깊이를 연기하기에 부족한 없는 조합이었기에 더 아쉬움이 남.. 더보기
[패션, 위험한 열정] 웰컴 백, 브라이언 드 팔마 패션, 위험한 열정 (2013) Passion 7.6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 출연 레이첼 맥아담스, 누미 라파스, 카롤리네 헤어퍼스, 폴 앤더슨, 라이너 보크 정보 스릴러 | 독일, 프랑스 | 105 분 | 2013-08-14 글쓴이 평점 웰컴 백, 브라이언 드 팔마 브라이언 드 팔마의 은 즐길만 한 고전 심리 스릴러다. 초반엔 클리셰를 팡팡 던지며 하이힐로 또각또각 걷더니만 중반부턴 굽 나간 하이힐을 억척스레 끌면서 돌진하는 기괴한 힘이 뿜어져 나온다. 중반부터 끝까지 완전히 항복시킨다. 드뷔시의 음악에 제롬 로빈스가 안무한 발레 '목신의 오후'는 또 다른 주인공이다. 그들이 일하는 광고회사 벽면에 공연안내 영상으로 첫 등장하고 중반부 공연 장면이 나올 때부터 정확하게 브라이언 드 팔마의 개성이 폭발한.. 더보기
[스파이]'추석엔 코미디'라는 철 지난 공식이 유효함을 입증할 수 있을까? 스파이 (2013) 7.7 감독 이승준 출연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 고창석, 한예리 정보 코미디, 액션 | 한국 | 121 분 | 2013-09-05 글쓴이 평점 '추석엔 코미디'라는 철 지난 공식이 유효함을 입증할 수 있을까? 코믹한 설정 때문에 웃음이 터지는 순간은 꽤 있다. 문소리의 코믹 연기가 8할이고 고창석의 테이블 밑 포복 신은 압권! 코미디 하나만 기대하고 개콘 보는 기분으로 본다면 문제 없지만 그 외의 기대가 들어간다면 아쉬움이 더 많다.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익숙하게 흐른다. 액션은 중간에 합이 다 보일 정도로 뜨고 상황이 주는 긴장감도 떨어진다. 외국인 조연, 보조출연자들이 등장하는 신들은 왜 늘 어색한지 모르겠다. 그 모든 장면이 영화의 질을 낮춘다. 그러니 .. 더보기
[콜드 워] 홍콩 선전적이지만 꽤 탄탄한 콜드 워 (2013) Cold War 6.3 감독 렁록만, 써니 럭 출연 곽부성, 양가휘, 이치정, 펑위옌, 양채니 정보 액션 | 홍콩, 중국 | 102 분 | 2013-09-05 글쓴이 평점 홍콩 선전적이지만, 홍콩에 두 번째 가보고 싶게 만드는 우리는 선별된 홍콩영화를 만나게 된다. 지금이 80년대 같은 홍콩영화 전성기도 아니고 그 때보다 한국영화의 입지가 더 좋아졌으니 홍콩영화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그러니 이런저런 이유로 선별돼 국내 개봉하는 홍콩영화는 일정 수준을 보장한다거나 우리 취향과 잘 맞는다고 판단돼 수입된 결과물들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는 경찰납치 테러 사건을 시작으로 홍콩 경찰조직과 국가청렴위가 얽히면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드는 스릴러다. 경찰 조직 내의 이권다툼과 분열, 내부의.. 더보기
[탱고 위드 미] 언제라도 끄집어내라, 자유 탱고 위드 미 (2013) 10 감독 프레더릭 폰테인 출연 프랑수아 다미앙, 앤느 폴리세비치, 세르지 로페즈, 잔 해멘넥커, 자샤리 샤세리오 정보 코미디 | 벨기에, 프랑스, 룩셈부르크 | 97 분 | 2013-08-29 글쓴이 평점 자유는 우리 마음 속에 있으니 언제라도 끄집어내라. 탱고-자유로운 (사진출처: 다음 영화)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탱고를 배운다. 사랑하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어느 수감자의 도전 덕에 시작된 이 자유의 춤바람은 탱고가 자유의 상징임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모든 행동을 통제하는 감옥 안에서 춤을 추기 위해 도전하고 배우는 모습을 보면서 자유는 환경과 조건에 의해 통제되는 것이 아님이 느껴진다. 그러나 말이 쉽지, 그 누구도 생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할 때 우리를 둘러싼 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