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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트롤] 언제 봐도 경이로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박스트롤

 

언제 봐도 경이로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올해 극장에서 본 장편애니메이션은 3편이 되었다. 연초에 애니메이션 신드롬 <겨울왕국>을 봤고 귀여운 레고 캐릭터들의 모험담 <레고 무비>를 봤다. 각기 개성이 뚜렷한 작품이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관람한 <박스트롤>은 이 두 편의 장점이 골고루 섞인 작품이다.

 

 

 

 

<박스트롤>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제작을 하는 라이카(LAIKA)라는 제작사의 작품이다. 영화, 광고, 뮤직 비디오 등 다양한 영상물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제작하는 곳으로 '나이키'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필 나이츠 소유이고 그의 아들 트레비스 나이츠가 CEO인 기업이다.

<박스트롤> <코렐라인> <파라노만>에 이어 세 번째로 라이카에서 제작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1800년대 '치즈브릿지'라는 가상의 마을의 지하에는 밤마다 쓰레기를 수거해 그들만의 발명품을 만들고 자급자족하는 박스트롤들이 살고 있다. 옷 대신 박스를 몸에 끼우고 다니는 앙증맞은 존재들 안에는 인간 아기가 한 명 살고 있다. 에그(아이작 햄스터드 라이트 목소리)라는 이름의 아이는 박스트롤 세계의 대표 같은 피시(디 브래들리 베이커 목소리)의 보살핌 속에 살아가고 있다. 평화롭게 살고 있는 박스트롤들은 마을의 시장 자리를 노리는 아치볼드 스내처(벤 킹슬리 목소리)에 의해 위기에 처한다. 잡혀가 감금당하고 죽임의 위협까지 당한다. 마을 사람들은 아치볼드의 계략으로 박스트롤을 사악한 악마로 인식하고 있고 아치볼드는 대놓고 박스트롤 사냥에 나선다.

             

 

 

 

                   

<박스트롤> <겨울왕국>처럼 주요 인물의 성장을 이끄는 모험 액션 애니메이션이다. 숱한 수모를 겪는 박스트롤들이 당당히 자기 모습을 찾는 것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아가며 성장하는 에그의 모습이 충분히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담고 있.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완성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인 점에서 <레고 무비>와 유사한 지점이 있다. 레고 블록을 촬영하고 CG로 전 작업을 마무리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을 살짝 차용하기만 한)<레고 무비>와 달리 눈동자나 얼굴 표정에만 CG의 힘을 빌리고 각종 캐릭터와 사물의 움직임 모두를 수작업으로 일일이 만들어냈다는 것에 더욱 경이로운 시선을 두게 된다. 일주일 작업에 2초 분량의 영상물이 나온다고 하니 정말 얼마나 고된 작업일까 상상하기도 어렵다. 영화의 엔딩에 쿠키처럼 붙은 영상을 보면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들이 어떻게 캐릭터에 움직임을 부여하는 지를 볼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 마치 자학하듯 '이런 걸 취미로나 할 것이지 직업으로 한다는 게 말이나 되냐'는 주절거림까지 대사로 등장하니 그 유머에 웃음이 나오는 한편 그 장인 정신에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박스트롤>은 라이카가 만든 앞선 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비해 훨씬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등장해 매력적이다. <코렐라인> <파라노만>이 팀 버튼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처럼 약간 기괴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반면 <박스트롤>은 에그나 위니 같은 인간 캐릭터는 물론이고 박스를 입고 모여 다니는 박스트롤들이 <슈퍼배드>에 등장하는 미니언들처럼 움직임과 표정이 귀엽다. 위니 캐릭터의 목소리 연기는 배우 엘르 패닝이 담당했다. 활기차고 당찬 소녀 위니의 목소리는 엘르 패닝의 이미지를 한층 밝고 명랑하게 만들어준다. 이미 엘르의 언니인 다코타 패닝도 라이카의 전작 <코렐라인>에서 주인공 코렐라인 목소리 연기를 한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