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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간사이 지역, 오사카와 교토 여행 3


비 오는 날의 오사카 구로몬시장 

비에 젖은 우메다, 헵파이브, 3COINS의 구원




오사카 3일차.

이틀 내내 맑더니 3일차에 마침내 비가 내린다. 개인적으로 여행지에서 내리는 비를 참 좋아한다. 운치도 있고, 맑은 날 뿐만 아니라 비 오는 날씨도 짧은 여행기간에 경험할 수 있다는 게 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가 오지만 우산 없이 생활방수가 되는 바람막이 점퍼를 입고 후드를 뒤집어 쓰고 다녀보기로 결심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뒤이을 고난을 예측하지 못했다.

오늘은 도톤보리 근처에 위치한 '도미 인 프리미엄 난바 오사카' 호텔을 떠나 우메다역 근처 호텔로 옮기는 날이다. 1화에서 적었듯이 이번 여행은 총 4박을 하게 됐는데 같은 호텔에 머물기 싫어서 2박씩 나눠서 다른 호텔에 머물기로 했다. 처음 2박 호텔은 오사카로 오기 전 확약이 되었으나 나중 2박 호텔은 오사카 도착하고 2일차 아침까지 확약이 되지 않았다. 그 문제의 호텔은 우메다역에 위치한 '뉴 한큐 호텔 오사카'다. CTRIP 앱에서 결제까지 완료했는데 확약이 되지 않는 걸 3번은 반복했던 것 같다. 결제 승인과 취소가 반복되었다. 결국 인터파크 앱을 통해 오사카 현지에서 검색해보니 스탠다드 트윈룸이 검색됐다. 오사카로 출발하기 전 한국에서 검색했을 때 인터파크에선 방이 없는 상태로 검색됐었는데 숙박하기 하루 전에 검색을 하니 방이 나왔다. 물론 이전 가격보다는 올라있는 상태였고, 심지어 앱 상에서 확인한 가격이 결제과정을 거치면서 또 올라가 있었다. 보통 이 정도면 깔끔하게 저 호텔을 포기하고 다른 호텔을 알아보는 게 상식일텐데 뭣에 꽂혔는지 저 '뉴 한큐 호텔 오사카'를 꼭 예약하고야 말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이유는 호텔 이름에 '뉴'가 붙어있었고 '트윈룸'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큐'이름이 붙은 호텔이 우메다역 근처에 두어개 더 있었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했으나 저 '뉴'와 '트윈룸'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래도 남자 둘이 여행하게 되니 더블베드 하나 있는 방은 상상도 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올라간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약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참 후회스러운 결정이었다. 호텔 이야기는 뒤에 다시 하겠다. 




먹을거리, 볼거리, 활기가 넘치는 구로몬시장



우메다역 문제의 호텔로 이동하기 전 오전 시간은 숙소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위치한 닛폰바시 역 근처 구로몬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190년 전통의 시장으로 오사카의 부엌이라고 불린다는 시장이다. 해산물고 각종 튀김, 각종 식자재들을 판매하는 시장으로 서울의 광장시장 같기도 하고 제대로 전통시장 느낌이 나고 제대로 먹을거리가 풍성했다. 오사카를 방문하는 사람에게 이 구로몬시장은 꼭 가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이 곳에선 회를 먹어보자는 마음으로 가이드북에 소개된 마구로야 쿠로긴을 가려고 했으나 사람들이 북적였고 제대로 앉아서 먹을만한 자리가 없는 거의 테이크아웃 매장 같아보여서 먹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대신 그 자리에서 조금 더 위로 올라가니 전형적인 일본 가게처럼 생긴 음식점이 눈에 들어왔다. 참치회는 물론이고 각종 요리를 판매하는 식당이었다. 그 식당도 이미 만석이었으나 기다리면 금방 자리가 날 것 같아 기다렸다. 10분 정도 대기하니 자리가 났고 안쪽에 앉아 메뉴판을 보고 참치회를 기본으로 스시세트와 조개탕과 된장국 등을 주문했다. 기대 이상으로 신선하고 맛있어서 후루룩 짭짭 맛나게 먹고 나왔다. 



구로몬시장에서 맛본 참치회와 스시~ 야마토미세~



구로몬시장을 둘러본 후 다시 도톤보리로 향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걷는데 빗줄기가 점점 굵어진다. 그래도 우산을 사지 않고 다니겠다고 고집을 부리면서 도톤보리로 향했다. 도톤보리에 또 온 이유는 우메다로 가기 전에 도톤보리에서 들어가보지 못했던 츠타야X스타벅스 북카페를 가기 위함이었다. 북카페 형식으로 스타벅스와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한 서점 츠타야, 그 유명한 츠타야 서점이 어떤지 꼭 보고 싶었다. 1층과 2층에 카페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서 책을 보면서 조용히 커피를 마시기 좋은 공간이었다. 3층, 4층엔 각각 DVD, 음반 매장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고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층도 있다. 

1층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했는데 주문을 받는 스타벅스 파트너가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감사합니다, 영수증 갖고 계세요."라고 말했다. 영수증에 화장실 사용할 수 있는 비밀번호가 남아있기도 하고 음료를 받을 때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주문한 음료를 받아들고 마시다가 우연히 슬리브를 봤는데 '고마'라고 적혀있었다. '고마워', '고맙습니다'를 적어보려고 했다가 잘 몰라서 '고마'까지만 적었나보다 하고 피식 웃으며 커피를 마시다가 친구의 컵에 있는 슬리브에 적힌 다른 글씨를 발견하고 '우와~'하고 감탄했다. 친구의 컵 슬리브에 '워요~'라고 마저 적혀있었던 것이다. 두 컵의 슬리브를 붙여보니 '고마워요~'가 완성됐다. 친절하고 귀여운 파트너같으니라구^^ 덕분에 비오는 날 도톤보리의 마지막 기억이 아름답게 완성됐다.  

참, 오사카 스타벅스를 4번 정도 이용했는데 우리나라 스타벅스에 비해 300원~500원 정도 저렴하다. 






숙소에 체크아웃하면서 맡겨뒀던 짐을 찾아 우메다역 호텔로 이동할 시간이 되었다. 비 오는데 지하철 이용하고 싶지는 않아서 택시를 타기로 했다. 뉴욕에서 옐로우캡을 한번쯤 이용해보듯이 일본에 왔으니 일본 택시도 타봐야지 했다. 택시를 잡고 트렁크에 트렁크를 넣고 우메다역 뉴 한큐 오사카 호텔로 가달라고 말씀드렸다. 빗길을 달리는 택시, 운치 있다. 딱히 길이 막히지는 않았으나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거리가 있었고 일본 택시값이 비싸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요금이 나왔다. 총 2,100엔 정도. 그래도 호텔 입구까지 편안하게 왔으니 됐다, 좋은 경험이었다. 



빗 속을 달리는 택시


뉴 한큐 오사카 호텔. 우메다역과 바로 연결되는 통로가 있고 헵파이브까지는 이 역사 통로로 도보 5분 거리, 공중정원이라고 불리는 스카이빌딩까지는 도보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있다. 바로 옆에 우메다 최대의 가전쇼핑몰 요도바시 우메다와 최대 쇼핑몰 그랑프론트 오사카가 있다. 호텔 문 앞에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탑승 정거장도 있으니 귀국 시 리무진 탑승하는 데도 가장 편리한 위치다. 교토 여행을 위한 터미널도 바로 이 우메다역이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위치다. 



뉴 한큐 오사카 호텔의 로비


문제는 호텔 내부 시설이었다. '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올드한 내부 구성으로 보아 '뉴'가 왜 붙어있는지 알 수 없었다. 스탠다드 트윈룸이기에 당연히 싱글침대가 2개 들어있긴 했지만 도톤보리에서 머물렀던 도미 인 프리미엄 난바의 방보다 작았다. 욕실도 꽤 구식이었고 높이도 높지 않아 키가 크지도 않은 내게도 조금 좁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호텔 복도에서 2미터에 육박하는 서양인 투숙객을 보면서 내가 다 안쓰럽다고 느꼈을 정도의 방 크기였다. 방음은 이 호텔의 최대 단점이었다. 마지막 밤, 음악을 틀어놓고 흥을 좀 냈더니만 옆방에서 시끄럽다는 듯 벽을 치는 것이었다. 세상에 무슨 고시원도 아니고 호텔인데, 그것도 '뉴'가 붙은 호텔인데 방음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스피커를 연결해 음악을 크게 튼 것도 아니고 고작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인데 그걸 옆방에서 시끄럽다고 느낄 정도니 말 다 했다. 그 불쾌함을 그 가격에 느끼게 했기에 이 호텔은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다시 오사카에 방문한다고 해도 이 호텔은, 어쩌면 '한큐'브랜드 호텔은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 



공중정원, 스카이빌딩을 중간에 두고 그 언저리를 크게 돌았던, 나름의 투어


우메다역 관광은 처음부터 고난의 시작이었다.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면서 우산 없이 다니기로 한 내 고집은 그야말로 쫄딱 젖어버렸다. 동서남북 헛갈리기 딱 좋은 드넓은 우메다역에서 출발해서 처음으로 공중정원이라고 불리는 스카이빌딩을 가려고 했다. 구글맵에서는 도보로 15분 거리라고 나오는데, 처음 시작부터 동서남북을 헤맨지라 목적지를 중심에 두고 그 주변을 큰 원을 그리며 돌아버리고 말았다. 그 덕에 어떤 위치에서도 구글맵은 계속 15분 거리로 뜨고. 덕분에 비를 쫄딱 맞아서 생활방수 자켓의 방수 기능은 끝난 지 오래됐고 머리며 옷이며 모두 젖어버린 채로 공중정원 주변을 거의 40여분 동안 한바퀴 크게 돌았다. 정말 돌아버릴 일이었다. 공중정원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엔 제대로 구글맵을 파악했는데 세상에, 그냥 직진으로 10분 정도 걸으면 될 것을 크게 한바퀴 돌면서 개고생을 해버린 것이다. 다시 우메다를 방문할 때는 이 공중정원 찾아가는 일은 가장 정확하게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공중정원에선 전망대에 오르진 않았고 그 지하에 '다키미코지'라고 하여 1920년대의 오사카 모습을 재현해놓은 식당가 구경을 했다. 정말 20년대 오사카 속으로 들어온 듯한 묘한 기분이 비에 쫄딱 젖은 상태이다보니 더욱 강하게 들기도 했다. 

3층에 CINE LIBRE라는 아트하우스 극장도 있었다. <세일즈맨><토니 에드만>등 상반기 베스트 영화로 꼽을 만한 작품들이 상영하고 있었다. 



공중정원, 스카이빌딩 지하에 위치한 다키미코지와 아트하우스 극장

  

 

비에 홀딱 젖어 피곤에 피곤을 더한 우메다와의 첫 만남을 따뜻하게 위로해준 것은 편의점 도시락^^ 온몸이 젖어서 어디 식당에 들어가기도 불편하고 무조건 숙소로 가서 씻고 옷을 갈아입는 게 우선인 것 같은데 배는 고프니 편의점 도시락을 사가지고 호텔에 가서 먹기로 했다. 일본 편의점은 우리나라처럼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어려웠다. 전자렌지도 점원 공간에 있어서 계산하면서 데워달라고 요청하면 점원이 데워주는 방식이었다. 도시락이나 주먹밥, 샌드위치 등 종류 많은 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완벽한 장점이긴 하다. 




이제 우메다의 야경을 보기 위해 나설 차례다. 비가 여전히 내리고 있으나 오늘만이 날이었다. 헵파이브 대관람차를 타기 위해 이동했다. 호텔에서 걸어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한 헵파이브. 층마다 다양한 매장이 있어 구경하기도 좋다. 특히 3COINS 매장은 단연 기억에 남는다. 거의 모든 품목이 300엔의 가격에 판매가 되는지라 100엔 동전 3개로 끝난다는 의미의 3COINS. 다이소나 미니소, 달러라마, 천원샵 같은 매장이다. 그런데 판매하는 상품이 꽤나 디자인이 좋았다. 깜짝 세일로 100엔에 판매하는 상품도 있었으니 당연히 눈이 반짝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 수세미는 괜찮은 기념품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결국 이 곳에서 우산을 사고야 말았다. 하루종일 비 맞고 다니다 다 저녁에 우산을 사서 사실 이 우산으로 비를 막은 것은 10분도 되지 않지만 그래도 300엔에 우산 하나 저렴하게 사서 잘 쓰다 왔다. 이 층에 디즈니샵도 있는데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었다. 



 

비가 와서 헵파이브 대관람차 운행을 안 하면 어쩌나 걱정을 살짝 했는데 다행히 운행을 하고 있었다. 이 곳도 키오스크에서 입장권을 구매하고 탑승한다. 탑승 시 기념 촬영을 모두 하도록 하지만 사진이야 구매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쿨하게 찍고 쿨하게 안 산다고 얘기하고 나왔다. 

비가 내려서 아무래도 시계에 한계가 있었으나 비 내리는 날의 대관람차를 또 언제 타겠는가. 이 또한 나쁘지 않은 경험이었다. 대관람차 안에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피커가 있다. 물론 이어폰을 연결할 때만 들을 수 있으니 음악을 들으면서 낭만적으로 대관람차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이어폰을 지참하시길.



비 오는 날의 헵파이브 대관람차

헵파이브에서 먹은 저녁-덮밥


헵파이브에서 덮밥으로 간단히 저녁을 먹었다. 이 날은 빗속을 다니느라 피곤했던지라 먹는 것도 고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눈에 보이는 것으로 때웠던 것 같다. 아침 겸 점심을 구로몬시장에서 맛있게 먹어서 그랬던 것이었을 지도 모르지만. 

일정도 무리하게 잡지 않고 우메다 최대 가전쇼핑몰인 요도바시 우메다 구경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기로 했다. 지하 2층, 지상 4층이 온통 가전제품  판매처인 것이 하이마트 등을 연상하게 하는 공간이다. 종류별로 분야별로 정리가 깔끔하게 된 것이 가장 눈에 띄었고, 무엇보다도 적극적인 영업(?)활동이 없어서 구경하기에 매우 수월했다. 궁금한 게 있어서 물어보려고 해도 점원을 찾아봐야 할 정도였으니......

카메라, 컴퓨터 관련 상품들이 잘 비교해보면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므로 관심있다면 여행 전에 미리 관심품목의 가격 비교를 하고 와도 좋을 것 같다.

역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이어서 그런지 기차가 지나갈 때 진동의 영향인지 3층 쯤 구경하고 있는데 바닥에 진동이 느껴졌다. 이게 지진인가 싶어 친구에게 물어보니 미동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또 나만 예민한 미친놈이 되어버렸다. 



빗속을 뚫고 다녀야했기에 피곤하기도 했지만 여기저기 볼 것 보고 알차게 마무리하는 오사카 3일차였다. 마무리는 역시 호텔에서 먹는 맥주로. 내일은 마지막 4일차, 교토 당일치기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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