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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상반기 개봉작 중, 

내 마음 속에 특별하게 저장된 10편의 작품을 적어본다.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나를 사로잡은 10편의 보석들을 담아본다.


관객에 따라 여러가지 생각을 이끌어낸 

어쩌면 논쟁적인 면도 있고 어쩌면 대화 나누기 딱 좋은 영화들이 추려진 것 같다.


 



1. 네루다  NERUDA  _ 파블로 라라인 감독




이야기는 감독이나 작가를 통해 나오면서 각각의 색깔로 다양성을 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모양새가 아니라 그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스토리텔링이고 비주얼임을 느끼게 될 때 작품을 보는 내 눈은 반짝이고 가슴은 뛴다.


2017년 상반기 개봉작 중 내 마음 속에 저장된 작품들도 그러한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 작품들이다. 만드는 사람의 생각과 상상대로 필름 위에 수놓아진 독창적인 이미지를 만나는 재미를 선사한 작품들이다. 그 가운데 단연 첫손에 꼽고 싶은 작품이 바로 <네루다>이고, 우아한 짜릿함을 느꼈다.


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그의 작품을 (어쩌면 우리가 윤동주를 배우고 읽은 것처럼) 잘 이해하는 칠레 사람들에게 이 작품은 더욱 특별하게 받아들여졌다고 하나, 그렇지 않은 내게 이 영화는 형식적으로 더욱 인상적인 작품이다. 명성이 자자한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삶의 한 때를 가져와 한편의 문학 작품처럼 가상의 인물을 투입해 구성한 것이 너무나도 신선했다. 영화 속 네루다(루이스 그네코)와 그를 쫓는 비밀경찰 오스카(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의 존재를 작가와 작품의 주인공, 작가와 비평가, 작가와 독자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 그 자체로 이 영화는 문학 같았다. 마지막 장면 뒤 암전되고 스크린에 뜨는 'FIN.' 역시 한 편의 소설 끝에 붙은 표시처럼 느껴지게 한다.


꿈을 꾸듯 몽환적이지만 끊임없이 관객에게 말을 걸고 너무나도 아름답게 펼쳐지는 영화 <네루다>. 추격의 장면 속에 담긴 유머가 일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떠올리게도 했다. <재키>를 봤을 때보다 <네루다>를 본 뒤 감독 파블로 라라인의 작품들이 더 궁금해졌다. 






2. 언노운 걸  La fille inconnue /  The Unknown Girl  

    _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





다르덴 형제의 근작 중 <내일을 위한 시간>은 나의 이성을 움직이게 했다면 <자전거 탄 소년>은 감성을 건드린 작품이었다. 그 기준으로 보자면 <언노운 언>은 감성보다는 이성을 건드리는 작품이고 그 점이 내게 더 좋게 와닿았다. 

의사 제니(아델 하에넬)는 단 한 번 병원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확고한 원칙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그 후에 닥친 죄책감은 꽤 컸다. 관객인 내 이성을 움직이게 한 것은 그 죄책감을 마주 대하는 그녀의 행동이다. 그 행동은 단순히 미결감을 해소하여 심리적 안녕을 찾으려는 노력이 아니다. 원칙을 준수한 행동으로 인해 개입된 이 사건 속 한 사람으로서 문제가 되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밝히겠다는 다부진 사명감과 책임의식 있는 용기의 행동이다.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쌓여 제니라는 사람의 인생이 되고 그것이 사회의 인식과 문화를 만들고 다시 그것이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임을 깨닫게 하는 영화다. 

알려지지 않은 것은 영화 속 소녀의 정체만은 아니다. 모든 것이 드러나는 영화의 끝에 이르면 알려지지 않은 것은 내가 안다고 여겼던 사람들의 속마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 한 순간을 제외한 모든 순간에 거부하지 않고 문을 열었던 제니의 행동은 그저 문을 여는 행동 이상의 의미로 읽힌다. 열어야 알 수 있는 것, '언노운'을 '노운'으로 만들어가는 행동인 것이다. 




3. 엘르 ELLE _ 폴 버호벤 감독




이자벨 위페르라는 천군만마와 함께 강한 면모로 복귀한 폴 버호벤의 영화다. 이 영화를 설명할 때 '강함, 강렬함'이라는 표현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는 시각적인 강함, 캐릭터의 강력한 독특함 뿐만 아니라 매우 강력한 여성주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폭력의 피해자가 된 여성 주인공이 그 어떤 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가해자의 정체도, 그것이 드러나는 타이밍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심지어 엔딩으로 향할 때까지 보여지는 미셸(이자벨 위페르) 캐릭터는 관객으로 하여금 그녀를 여느 이야기에서처럼 피해자로 바라보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해자를 바라보는 시선만큼 경계하며 보게 하거나 이해하기 어렵고 두려운 대상으로 보게 만든다. 미셸의 가정사, 현재 운영하는 게임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직원과의 갈등과 시각적인 폭력, 친구의 남편과 맺게 되는 관계와 아들의 삶에 개입하는 모습 등이 한 영화에 모두 등장하는 것은 다소 복잡하거나 난잡한 플롯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이 그녀, 미셸을 이해하게 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임을 영화를 곱씹을수록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이 마지막에 단 하나의 결론에 다다른다고 해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개인이 허락하는 방식의 관계가 아니면 그것은 어떤 경우에라도 폭력이고 범죄라는 메시지로 말이다. 누군가 벌거벗고 춤을 추고 있다고 해서 섹스를 허락하는 것은 결코 아님을 성폭력 방지 기본 교육을 받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다. <엘르>는 그 메시지를 기본적으로 담아내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의 주체로서의 여성을 이야기하는 강렬한 여성주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 강간 가해자는 끝까지 미셸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관계에서의 주체의 의미란 뭔지 생각해보게 하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오해와 착각에 대해 서로가 '아..., 오...' 하게 되는 상황이 연상되는데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의 제목도 [OH...](필립 지앙 저)라고 한다. 

제목인 ELLE는 그녀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 또한 여성주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담아낸 영화의 제목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4. 옥자 okja _ 봉준호 감독 



<옥자>는 자본과 권력을 지닌 주류의 활동에 크고 작은 반기를 들고 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가족이자 친구같은 존재인 옥자를 지켜내기 위한 소녀 미자(안서현)의 액션 어드벤처의 겉모양이나 미자가 옥자를 지켜내기 위해 포기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자본과 권력에 살과 힘을 보태는 주류의 삶에 대한 거부 또는 무시로 보인다. 동물해방전선(ALF)의 활약, 미란도 회사의 직원 박문도(윤제문)와 김군(최우식)의 대비되는 모습도 모두 주류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저항과 그렇게도 아쉬울 것 없이 완성되는 삶의 형태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금돼지를 움켜쥐는 낸시 미란도(틸타 스윈튼)의 모습은 물질에 눈이 멀어 모두 금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불행을 복인 줄 알고 떠안은 마이다스를 떠올리게도 한다.  

엔드 크레딧 끝에 이어지는 쿠키까지도 주류에 저항하는 비주류의 새 연대를 보여준다. 그러니 역시 봉준호 영화답다. 사이사이 크게 터지진 않으나 피식 웃게 만드는 유머도 그렇고.

상영을 요청했다가 거부한 국내 멀티플렉스 체인의 행태 덕에 문제작이 된 <옥자>. 이런 상황마저도 주류에 저항하며 그것 아니어도 잘 살 수 있다는 영화의 메시지를 부각시키는 꼴이 되었다. 예상대로 불법다운로드 파일이 돌고 있다고 하지만 <옥자>로 옥자가 잃을 것은 없을 것이다. 그 스크래치는 오히려 영화계 자본 권력의 주체인 멀티플렉스 체인을 향할 것이다.



5. 컨택트 Arrival _ 드니 빌뇌브 감독





이 SF영화는 참으로 숭고하다. 엔딩씬에서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슬퍼서가 아니다. 숭고한 뭔가가 내 가슴을 울렸다. 인간은 참 보잘것없지만 그 몇몇의 인간이 만들어내는 세상은 너무나 숭고하다. 

SF작가는, 또 그것을 영상으로 표현해낸 이들은 이상주의자이고 낭만주의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의 원제목인 '어라이벌'이 더 곱씹을만한 의미를 지닌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드니 빌뇌브의 영화 속 주인공은 남녀를 막론하고 어떤 공통점이 있음도 느꼈다. 그또한 오늘의 숭고한 인상과 통한다. 그가 만들어낼 <블레이드 러너 2049>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6. 용순 Yongsoon _ 신준 감독




청춘 영화에 대한 갈증은 끊이지 않는다. 그 갈증이 <용순>을 더욱 특별하게 느끼게 한 것 같다. 여름 향기 가득한 풋풋했던 그 때 생각에 잠겨서 봤다. 그 여름의 운동장 흙냄새, 땀 씻던 수돗가 물냄새, 볕냄새까지 아련히 떠올랐다. 

아름다운 한 때로 추억하기에 용순(이수경)이 겪는 그 여름은 위험해보였다. 하지만 발칙한 용순이보다 그런 용순을 대하고 보살피고 바라보는 어른들의 모습에 더 시선이 갔다. 어른들의 판단과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조건 따라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10대 청춘은 갈팡질팡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정상궤도를 달릴 수 있도록 돕는 건 어른으로서의 책임이다. 용순이 사랑에 빠지는 체육선생(박근록)은 너무 우유부단했기에 용순의 지랄발광 때문에 많은 것을 잃었다 해도 할 말이 없어야 할 캐릭터다. 용순의 담임(최여진)은 문제 해결 방법이 교활하고 이기적이다. 조바심이 났더라도 좀 더 어른스러웠어야 했다. 인내심을 갖고 용순을 보살피는 새엄마(얀츠카)는 바람직한 어른의 상이다. 늘 용순의 편이 되어주는 두 친구 문희(장햇살)와 박규(김동영)는 햇살과 바람같은 존재다. 싫다싫다 했어도 용순이는 아빠(최덕문)를 닮았다. 첫사랑하는 방법까지도. 

여름날의 한바탕 소동을 거치며 용순이는 이제 깨닫는다. 강에 던졌다고 돌에 그려진 그림이 지워지진 않음을 용순이도 안다. 그걸 지우고 새로 그리려면 노력과 시간이 필요함도 이젠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18살의 여름이 가는 것이다. 



7. 토니 에드만 Toni Erdmann _ 마렌 아데 감독 




<토니 에드만>은 아버지와 딸의 이상하고 재미나고 쓸쓸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이자, 떠나기 전 정리를 위해 함께 보내는 시간 같고, 그 아버지의 그 딸이 겪는 이해의 시간 같으나 결국 이해 그 다음은 각자가 짊어지고 가야 하는 삶의 무게라는 생각을 남기는 영화다. 그러나 마냥 무겁거나 차갑지 않고 '유머를 잃지 않는' 작품이다. 

앞에 언급했던 <용순>처럼 <토니 에드만>의 딸 이네스(산드라 휠러)도 아버지 빈프리트(페테르 시모니슈에크)와 너무나도 닮았다. 싫다싫다 해도 '그 아버지의 그 딸'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너지가 나오는 이유도 그런 닮음 때문이다. 그래서 짠한 애틋함이 밀려온다. 이네스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들이 몹시 쓸쓸해 보이고 내겐 감정이입 되는 장면들이었다. 어릴 적 추억부터 지금 복잡한 마음까지 만감이 교차하는 심경의 눈물일 수도 있고 모든 걸 직감하고 겪어낸 사람의 눈물일 수도 있는 장면들에 과거,현재,미래가 다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상해보이는 시퀀스에 많은 감정을 다각도로 담아내는 게 인상적이었다. 후반부 누드 생일파티 시퀀스에서도 이네스의 비서 안카 때문에 눈물이 났는데 그 시퀀스에 그런 감정까지 관객에게 퍼붓는 연출이 놀라웠다. 그래서 국내 미개봉작이라는 감독의 전작들이 너무너무 궁금해졌다.




8. 세일즈맨  Forushande  /  The Salesman 

   _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





공간이 만드는 서스펜스 속에서 가족의 일원으로, 직업인으로, 사회인으로 지키고자 발버둥 치는 명예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연기하는 배우 부부에게 닥친 사건이 만든 심리적 혼란과 고통은 붕괴 위험 때문에 대피해 나온 원래의 집과 그 집을 떠나 임시로 살게 된 공간 그리고 연극 무대와 백스테이지라는 공간에 치덕치덕 끼얹어진다. 공간의 상태가 삶의 질을 결정하고 안정과 불안정을 결정하는 영화의 설정은 개인의 발버둥과 상관없이 운명을 결정하는 세상의 비극으로 확대해서 이해하게 만든다.

예술가로, 지식인으로 자존심을 지키고 명예를 지키는 삶을 살던 에마드(샤하브 호세이니)와 라나(타라네 앨리두스티) 부부. 아내 라나에게 닥친 사건을 파헤치며 변해가는 남편 에마드의 심리는 명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나의 명예와 타인의 명예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명예를 중시하는 삶이라 해도 처한 상황에 따라 행동이 달라져도 되는가? 또한 그것을 법적, 도덕적 잣대로 평가할만한 공평한 기준은 있는가? 질문하게 된다. 

택시에 합승했던 여자 승객이 자신을 마치 성추행한 사람이라도 되는 듯 불쾌해했던 일에 대해 같이 택시에 있었던 제자가 후에 언급했을 때만 해도 에마드는 자신의 자존심, 명예를 건드리는 상대에 대해 이해의 너그러움을 보이는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아내 라나가 겪은 사건을 파헤치는 날이 선 시간을 보내며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존심과 명예의 수호처럼 보인다. 학교에서 제자들이 한 장난에 대처하는 자세부터 극단 동료를 대하는 모습까지 미세하게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명예를 향한 아메드의 발동은 끝내 앞뒤 가릴 것도, 주체를 가릴 것도 없는 상태가 된다. 그가 매일 공연하는 '세일즈맨의 죽음'이라는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마저 아내가 겪은 일을 파헤쳐가는 그의 일상과 상충한다. 이쯤 되자 영화는 인간과 공간, 사회가 뒤엉켜 만드는 모순과 부조리가 예술가가 예술을 하는 이유와 목적마저도 흔들리게 만든다고 생각하게 만들기에 이른다. 

아주 단순한 사건으로 시작해 이야기의 실타래를 촘촘하게 엮고 다각도로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파라디 감독의 장기가 여전한 작품이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가 여전히 파라디 작품 중에 가장 좋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세일즈맨>은 공간이 이야기를 이끈다는 점에서 전작보다 돋보이는 작품이다.



9. 맨체스터 바이 더 씨  Manchester by the Sea 

    _ 케네스 로너건 감독 



깊은 슬픔이 신경 끝을 저릿저릿하게 하는 고통을 품고 사는 남자의 이야기. 그 감정이 잔잔하지만 깊게 전해진다.

슬픔을 지닌 사람을 그리는 방식의 모범으로 한동안 말하고 다닐 것 같다. 신파를 양산하고 영화 속 배우들이 먼저 더 울어대서 관객을 '이래도 안 울래!'식으로 몰아가는 충무로 영화제작자들이 참고했으면 좋겠다.

어쩌면 눈 덮인 북유럽 어느 나라의 영화에서 만나보는게 더 익숙할법한 서늘한 슬픔의 시간이 담긴 작품인데, 이런 이야기가 헐리우드의 인디영화계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질 수 있겠구나 싶기도 했다. 그만큼 모호하지 않고 명확하고 선명하다. 그 남자의 슬픔을 관객이 알게 하는 기능을 하는 플래시백도, 잠시 꾸는 꿈마저도 꽁꽁 언 맨살을 베어내듯 효과적으로 관객에게 아픔을 전하지만 헐리우드 영화 특유의 분명한 표현법 덕에 몇몇 유럽영화의 모호한 표현을 부담스러워 하는 관객도 이 작품은 부담없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케이시 에플렉이 연기를 참 잘했지만 이 역할을 라이언 고슬링이 했어도 잘해냈을 것이라고 혼자 생각해봤다. 상대 배우가 미쉘 윌리엄스여서 <블루 발렌타인>에서 잘 어울렸던 둘의 조합을 떠올린 것일테다. 



10. 꿈의 제인  Jane _ 조현훈 감독



가출 청소년들이 모여 저들끼리 엄마, 아빠 부르고 원칙을 정하고 일해 번 돈을 나누며 사는 일명 가출팸 속으로 들어간다. 이야기 하는 화자는 자존감이 바닥인 소현(이민지)이다. 소현을 버리고 떠난 정호를 찾는 길에 정호를 짝사랑했던 트랜스젠더 제인(구교환)을 만나고 그렇게 소현이 거쳐가는 어둡고 우울한 세상이 관객에게 소개된다.

시간을 재구성한 플롯의 세련됨과 독립영화계의 스타 구교환과 이민지의 안정된 연기가 큰 매력이다. 상처가 난 동맥, 그 자리에 찍혔던 UNHAPPY! 최고! 

무엇보다 이 어두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자극적인 보여주기로 빠지지 않는 게 최고다. 성매매와 폭력, 살인, 매장 등 온갖 어둠의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이 작품이 선택한 방식은 저질스럽거나 싸구려의 얕은 방식이 아니다. 그런 면이 이 어두운 세계를 그리는 독립영화를 갖가지 자극적인 노출과 묘사로 돈 벌려고 만든 메이저 영화사의 돈 처발라 만든 쓰레기와 다른 고품질의 작품으로 완성시킨 것 같다. 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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