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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예상보다 훨씬 더 묵직한 역사극

 


관상 (2013)

The Face Reader 
9.4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정보
시대극 | 한국 | 142 분 | 2013-09-11
글쓴이 평점  

 

 

 

 

 

한재림 감독의<관상>은 예상했던 것보다 묵직한 역사극이었다.

티저예고편이 유머와 위트를 담고 있어서 차태현 주연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퓨전 코믹 사극 정도로만 생각하고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러 갔다가 예상 못한 묵직함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영화의 초반은 조선 최고의 관상가이지만 역적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깊은 산 속에 숨어 붓이나 팔고 있는 내경(송강호)이 기생 연홍(김혜수)의 제안으로 서서히 세상에 제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을 그린다. 그러다보니 김종서(백윤식)나 수양대군(이정재)은 영화의 중반쯤이나 되어야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니까 내경의 서사로 가볍게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이게 결국 수양대군과 김종서의 대립으로 극대화되는 계유정난으로 이어지는 순간 그 모든 개인의 역사와 권력을 쥐려는 칼부림의 역사가 휘몰아치는 예상 못한 묵직함을 만나게 된다.

 

 

 

 

 

여러차례 극화되어 너무나도 잘 알려진 역사의 한 대목에 조선최고의 관상장이를 끌어들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아이디어는 참 좋다. <광해, 왕이 된 남자>처럼 잘 정리된 팩션임에 틀림없다. 아쉬운 점은 관상장이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풀어내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보니 그 대목과 계유정난의 대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동강이 나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가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 러닝타임도 142분으로 짧진 않다)

한편 코미디가 영화를 방해하는 인상이었던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비교했을 때 톤이 한결 정돈된 느낌이라서 개인적으로는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 괜찮았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상당히 좋다. 나오는 줄도 몰랐던 김태우는 문종으로, 김의성은 한명회로 등장하는데 예상치 못한 등장이 신선했다. 이정재의 경우 끝까지 잔혹함에 소름이 돋는 캐릭터를 긴장감있게 끌고 가고 송강호는 존재감이 탁월했다. 김혜수, 조정석의 경우 씬스틸러로서 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조금 아쉬운 것은 내경의 아들로 등장하는 이종석의 경우인데 배우들의 기에 눌린 것인지 감독의 케어를 덜 받은 것인지 심심하다는 인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