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ust Watched

[밤의 여왕]구닥다리 가치관에 갇혀버린

 

 

밤의 여왕

'밤의 여왕'을 구닥다리 가치관에 가둬 'BOMB의 영화'로 몰락시키다


구닥다리 가치관을 담고 2013년에 나오다니 시대착오가 따로없다.
10년도 훨씬 지난 <세 가지 소원><사랑하나요> 등 이승환씨의 '사랑의 찬가'를 사랑의 테마로 사용한 건 나쁘지 않았으나 영화가 하도 구닥다리라서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난 유행가보다도 못했으니 덩달아 이승환씨의 노래까지 구닥다리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더군다나 '이효리'라는 사람을 '날라리처럼 놀다가 철들어 달라진 여성'의 이미지로 담기까지 했으니 이효리씨는 이 영화를 보긴 했을까?

 

권위와 욕구를 내부에 꽁꽁 숨겨둬 썩어 곪은 남자는 극단의 찌질거림으로 고름을 분출하고
생각대로 살아보려던 여자는 그런 남자가 만들어놓은 세계에서 눈치 보느라 자신을 꾹꾹 누른다.
참신한 구석없이 고리타분한 가치관을 뻔뻔하게 전시하는 영화는 얼핏 해피엔딩을 맞는 듯 보이지만
그 어떤 것도 제자리를 찾은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여성의 재능인 '춤'은 김치 냉장고나 세탁기를 장만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일 때만 환영받는 수준으로 딱 마무리지어진 느낌이다. 남자가 보든 여자가 보든 결코 유쾌할 것 같지 않은 그림이다.

 

로맨틱 코미디를 잘 만든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1년에 잘 만들어진 로코물 하나 만나기가 이렇게 어렵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난 배우 천정명과 김민정의 선택은 아쉬움만을 남겼다.

<밤의 여왕>은 아쉽게도 'Bomb의 영화'가 됐다.
작년 <음치 클리닉>이나 오래 전 <영어 완전 정복>과 함께 소재는 번뜩이지만 완전히 망쳐버린 망작 로코 리스트에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