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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 the silver screen

[위아영] 언젠가는 알게 되리

 

노아 바움백의 ‘위아영’은 ‘프란시스 하’에서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녹록치 않은 젊음의 모습을 그린다.

정착하지 못하고 불안정한 젊음이 주인공이었던 ‘프란시스 하’와 달리 ‘위아영’은 그 젊음을 좇는 허황한 바람을 타게 되는 중년의 모습을 보여주며 진정 젊음의 가치와 의미, 나이듦에 대해서 두루 생각하게 한다.

어쨌든 혼란을 겪는 주인공이 결국엔 깨달음을 얻는 계기를 만나고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이야기 구조나 쉼 없는 대화가 이어지는 ‘우디 앨런 스타일’까지 만날 수 있는 여전한 노아 바움백의 영화이다.

 

 

중년의 조쉬(벤 스틸러)와 코넬리아(나오미 왓츠) 부부에게 20대 커플인 제이미(아담 드라이버)와 다비(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살아가는 방식은 신선하게 느껴진다. 관습적이지 않고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의 방식이 젊음 그 자체처럼 보인다.

그들에게도 영원할 줄만 알았던 젊음 말이다. 그래서인지 스스럼없이 자신들의 삶의 울타리로 초대하는 제이미와 다비가 내미는 손을 꽉 잡는다. 마치 젊음의 기회가 다시 주어지는 특권을 얻은 것처럼 그 상황에 빠져든다. 그간 자신들의 곁에 있어줬던 친구들보다도 이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늘어난다.

사람들의 삶을 통찰력 있게 관찰하고 필름에 담아내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이들이 삶에 좀 더 주체적이고 당당했다면 더 근사했을 것이다. 하지만 조쉬와 코넬리아는 잠시나마 삶이란 것을 유행하는 옷가지를 걸치듯 트렌디한 무언가로 착각한 게 아니었을까.

아이를 갖지 못했고 그런 현실을 애써 외면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선택이었을 수 있지만 제이미와 다비가 누리는 삶이 자신들에겐 자연스레 와 닿는 방식이 아니라 새롭게 체득해야 할 것이란 걸 알면서도 기어코 그 기준에 꿰맞추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은 안쓰러웠다.

결국 이들은 깨닫는다. 젊음이란 나이로 한정지어지는 것도, 삶의 방식으로 판단되는 것도 아님을 말이다. 오히려 불안정한 가운데 자기 자리를 만들기 위해 그릇된 욕망의 발현까지 주저하지 않는 것이 젊은이가 가진 독이라는 것도 말이다.

 

 

사실 조쉬와 코넬리아가 빠진 함정 같은 시간들은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젊은 기운에 빠져서 허우적대다가 그 젊음의 독을 보고 진저리치는 순간을 만나게 되는 그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간 저리 되려나 싶기도 했다. 스스로도 '아직 우린 젊기에~'라는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며 젊은 스타일 뒤꽁무니만 좇는 것에 열중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어떤 면에선 아직 덜 됐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알게 될 때가 오지 않겠는가. 조쉬와 코넬리아가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젊음과 나이듦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알게 되는 성숙의 때 말이다.

적어도 나이가 들었음에도 젊음이라는 허울만을 움켜쥐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는 알게 될 날이 오지 않겠는가. 그건 제이미나 다비같이 지금 젊은 사람들에게도 어김없이 적용될 수 있을 테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