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윤제문

[나의 독재자] 이 시대가 당신에게 부여한 배역은 무엇입니까? 나의 독재자 이 시대가 당신에게 부여한 배역은 무엇입니까? 흔히들 세상은 거대한 무대이고 삶은 연극이라는 비유를 한다.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연기를 하는 배우와 같다는 비유도 뒤따른다. 상황과 입장에 따른 역할을 수행하는 삶이 커다란 덩어리의 연극 같다고는 하지만 정해진 대본에 따라 연출되고 연기하는 연극과 삶이 꼭 일치하는 건 아니다. 극을 위해 주어진 배역을 연기한다는 것은 자신이 아닌 극 속 인물이 되어야 하는 작업이지만 삶이 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다른 인물이 될 필요는 없다. 그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지키며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기하는 직업을 가진 배우들은 어떨까. 그들은 연기해야 할 배역과 자신의 본 모습을 명확히 구분하고 그 간극을 극복하는 게 쉬울까. 배역을 연기하는 것.. 더보기
[고령화 가족] 식구는 함께 나눈 밥그릇 수가 쌓이며 가족이 된다 고령화 가족 '식구는 함께 나눈 밥그릇 수가 쌓이며 가족이 된다' 원작소설을 그대로 옮긴 듯한 안이한 각색의 아쉬움 남지만 원작보다 더 잘 정리된 각색은 장점 천명관 작가의 원작소설을 영화로 옮긴 은 원작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져오면서도 나름대로 단점을 극복하려 했던 각색의 고민이 보이는 작품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원작을 옮긴 흔적이 강해서 영화를 만든 사람들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각색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이 엄마의 집으로 모여들게 되는 설정과 그 안에서 드러나는 캐릭터들의 면모는 원작에 이미 완벽하게 녹아있고 영화는 그것을 고스란히 옮겨왔다. 영상 매체의 특징을 등에 업어 원작에서 느꼈던 것보다 더욱 생명력 있게 캐릭터가 보여진다. 한편 원작을 읽으면서 몇몇 장면에서 갸우뚱했던 부분.. 더보기
[전설의 주먹] 대한민국 40대 남성을 옥타곤 위에 올리며 하고 싶었을 이야기 전설의 주먹 대한민국 40대 남성을 옥타곤 위에 올리며 하고 싶었을 이야기*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음. 고교시절 주먹으로 끗발이 있던 사람들을 불러모아 격투기 무대인 옥타곤 위에 올리는 TV쇼 '전설의 주먹'이 화려하게 시작된다. 고교시절 주먹깨나 썼다던 이들이라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전문 격투기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맥없이 초라하게 패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날렵한 몸과 강렬한 눈빛으로 주먹을 휘두르며 프로 선수들을 제압하는 이들이 등장하면서 프로그램은 활기를 띄기 시작한다. 고교시절에 의리와 우정, 그 시절의 치기로 뭉쳤던 70년생 남자들은 이제 40대 초반의 가장이 되어 다시 옥타곤 위에서 격전을 벌이게 된다. 주먹으로 주름잡던 과거의 어떤 사건이 원인이 되어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고 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