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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스틸 앨리스] 여전히 나를 나로 만드는 것이란 인간이란 참 오묘한 존재다. 품고 있는 에너지도, 가능성도 그 최소와 최대의 경계를 분간하기 어려운 일들을 보여주는 참으로 오묘한 존재다. 그 경계를 알 수 없는 가운데 사람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50세에 조기성 알츠하이머가 자신 안에 발병했음을 알게 된 앨리스(줄리안 무어)의 삶을 스크린을 통해 들여다보면서도 이 생각을 하게 됐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앨리스를 여전히 앨리스로 만드는 것일까. 영화가 남기는 단어는 '사랑' 그리고 '의지'였다. 기억이란 결국 모두 과거가 남긴 산물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그깟 과거의 산물 따위 없으면 어떻겠는가 싶겠지만 그렇게 쉽게 단정 지울 수도 없다. 기억이 온전했던 내가 남긴 메시지를 보고 그대로 수행하는 .. 더보기
[장수상회]누군가 나를 위하여, 그렇게 내 곁에서 장수상회 누군가 나를 위하여, 그렇게 내 곁에서 아마도 50년은 더 됐을 과거, 사방이 논밭이었던 서울의 수유동 버스정류장에서부터 고등학생 교복을 입은 김성칠은 좋아하는 여학생을 졸졸 따라 걷다가 들꽃을 넘겨받는다. 풋풋한 프롤로그가 지나면 이어 웃음기 없이 퉁명스러운 얼굴로 대문을 열고 나오는 노년의 김성칠(박근형)이 등장한다. 사방이 논밭이었던 그 때에 비하자면 사방이 모두 개발되고 번화해진 것 같은 시대이건만 사람들은 재개발에 눈독을 들인다. 유일하게 재개발 승낙을 하지 않는 김성칠 노인 때문에 재개발 계획은 진전이 없고 마을 사람들은 노인을 설득하기 위해 미인계를 동원하기로 한다. 김성칠 노인의 이웃으로 이사온 임금님(윤여정)과의 만남을 통해 굳게 닫힌 김성칠의 마음을 열게 하고 재개발 계획에 동.. 더보기
[살인자의 기억법] 살인의 기억을 되짚는 노인에게서 시대 유감을 읽다 살인자의 기억법 저자 김영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07-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첫 문장의 강렬함이 채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까지,... 글쓴이 평점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 살인자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해 나가는 일지'가 이 소설의 뼈와 살이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살인자에 홀려 술술 읽다가 결정적으로 한방 얻어맞게 되는 것은 '기억법'을 간과하며 읽어나간 결과였다. 살인을 멈춘 지 25년째인 70세 알츠하이머 걸린 노인의 일지를 몰래 훔쳐 보고 있다는 쾌감에 한번 펼치면 놓을 수 없을만큼 가속도가 붙지만 어쨌거나 또다른 살인을 설계하는 살인자의 무의식의 결과엔 오랫동안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못하게 만든다. 30년 동안 진행했던 '살인의 추억'을 되짚으며 명확하게 시점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