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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손님] 피리 부는 광대의 피눈물 호러 영화를 찾아보지 않은 지 오래됐다. 비디오테이프에 실려 바이러스처럼 떠도는 원혼이 주는 공포를 담은 ‘링’(1999년 김동빈 감독 연출, 신은경 주연의 한국판)을 본 후 호러 영화를 잘 보지 못했다. ‘링’을 본 후 눈을 감고 머리를 감는 게 공포였다. 한편 김태경 감독이 연출하고 김하늘이 주연한 ‘령’(2004)을 본 후 한국의 호러 영화도 잘 보지 않는다. 억지스런 짝퉁 깜짝 쇼에 싸구려 공포를 맛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이 휴전된 1950년대, 아들 영남(구승현)의 폐병을 고치기 위해 서울로 향하던 악사 우룡(류승룡)은 폭우가 쏟아진 밤 이후 암시처럼 열린 산골마을로 들어선다. 외지인을 극도로 경계하고 촌장(이성민)이 절대적인 권력을 지닌 이 마을의 문제는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며 피.. 더보기
[명량] 그래도 한 방은 있다만... 명량 그래도 한 방은 있다만... 아쉬움이 많았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한국 팀의 경기를 떠올려본다. 밤 잠 아껴가며 승률을 계산하고 분석을 하며 고함치고 흥분하고 마음 졸이며 지켜봤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비단 2014년 월드컵 뿐이랴. 그 전 월드컵 때도 그렇고, 월드컵이 아닌 여러 스포츠 국가 대항전에서 우리는 가슴을 졸이며 응원을 한다. 벅찬 승리에 감동하기도 하고 석패에 눈물 짓기도 한다. 그게 뭐 별거냐 싶으면서도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응원하며 지켜보는 마음을 거두기 힘들다. 왜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전투를 이런 스포츠 국가 대항전과 비교할 수는 없겠다. 그런데 왜의 침략에 맞서 승률이 없다고 '국가'에서 판단한 전투에 죽을 각오를 하고,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가는 순간을 만들어가며 이긴.. 더보기
[7번방의 선물] 철조망에 걸린 풍선 같은 현실 7번방의 선물 철조망에 걸린 풍선 같은 현실 1997년 초, 지적 장애를 지닌 용구(류승룡)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 예승(갈소원)과 살아간다. 예승의 입학 선물로 사주려던 '세일러문 책가방' 때문에 용구는 어린이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되고 유죄로 살인 선고를 받아 수감된다. 용구의 사정을 알게 된 교도소 수감생들은 예승을 몰래 교도소에 들여 용구와 지낼 수 있도록 돕는다. 범죄 피해로 아들을 잃은 상처를 지닌 교도소장(정진영)도 차츰 용구의 무고함을 알게 되며 재심을 청구하고 탄원서를 제출하며 도움을 준다. 세월이 지나 사법연수원 졸업을 앞둔 예승(박신혜)은 모의재판을 통해 아버지가 누명을 썼던 그 사건을 다루고 변호사로 서게 된다. 이 자리에는 예전 아버지를 도왔던 교도소 수감생들과 교도소장도 증.. 더보기